바른 말 바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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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 바로 쓰기
  • 승인 2001.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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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 주님이시여

많은 교인들이 주로 기도할 때 주님의 호칭을 ‘주여’로 부르는 것이 한국교회에 일반화가 되어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올바른 호칭은 아니다. 물론, 찬송가 가사에나 복음송 가사에서 ‘주여’라는 표현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이런 경우에는 인격의 대상을 현재적으로 호칭되는 것이 아니고 상황적으로 또는 사무적인 표현으로 보는 것이며, 또한 노랫말일 때에 음률과 가락과 음보(音步)를 맞추기 위해서 경어적 음소(音素)를 생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도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호칭을 존칭의 어법적 요소를 생략하여 부르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기도는 기도의 인격적 대상을 현재적으로 설정하고 그 기도를 들으실 분으로 전제된 일에 있어서 지존하신 분의 호칭에 존칭이 생략될 수는 없다.

어법적으로 보면 ‘주여’ 혹은 ‘여호와여’ 할 때 ‘주님이시여’, ‘여호와시여’,‘하나님이시여’의 어형(語形)에서‘시여’나 ‘이시여’ 존칭 요소가 생략된 비경어적 표현이다. ‘하나님이시여’나 ‘주님이시여’에 ‘이시여’는 자음으로 끝난 체언(體言)에 붙어 호칭의 대상을 감탄조로 높여 부를 때 쓰이는 극존칭(極尊稱) 호격조사(呼格助詞)이다(물론 모음 밑에서는 ‘이’가 생략되기도 한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의 어법에는 선어말어미(先語末語尾)‘시’가 있다. 이것은 모음으로 끝난 어간 밑에 쓰이어 높임의 뜻을 나타내는 ‘어미’를 말한다(물론 받침 밑에서는 매개 모음 ‘으’가 들어간다).

예컨대, ‘다녀오시지요’, ‘안녕하신지요’, ‘입으시었다’ 등에서 ‘시’,‘으’ 등인데, 이는 서술격조사‘이다’의 ‘다’ 앞에 쓰이어 높임의 뜻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이다. 예컨대, ‘주님이시다’,‘하나님 아버지시다’등으로 이는 존칭 호격조사이다. 따라서 기도시에 ‘주여’라는 호칭은 비경어적 불완전 호격조사 ‘여’는 존대어가 될 수 없다. 반드시 ‘주님이시여’,‘하나님 아버지시여’등의 극존칭 호격으로 호칭되어 마땅한 것이다.

축도 / 복의 선언

한국교회의 대부분이 교회 주보의 예배요소(순서) 중에 마지막 순서 ‘복의 선언’을 ‘축도’라는 표현을 하거나 ‘축도’라는 말을 익숙하게 쓰고 있는데, 이 또한 올바른 표현은 아니다. ‘축도’는 ‘복의 선언’으로 고쳐 써야 한다. ‘축도’(祝禱)라는 말을 직역하면 ‘빌고 빈다’또는‘비는 것을 빈다’의 뜻이 된다. 분명히 고린도후서 13장 13절은 바울이 제시한 ‘복의 선언’의 표본적인 것으로 이는 기도가 아니라 복의 선언이다.

환언하자면, ‘축도’를 pronounce a benediction으로 쓰고 있는 사례로도 분명히 ‘복의 선언’이 틀림없다. 더 근본적인 것은 성경 안에는 복을 선언(pronouncement)하는 것이 들어 있어 이 때의 어미는“…항상 있을 찌어다”로 끝난다. 예로는 고후 13장 13절이 그렇다. 그리고 성경 안에는 복과 평강을 소원하는 것도 나타난다. 이때의 어미는 민수기 6:24-26의 예와 같이 “…주시기를 원하노라”등의 선언적 표현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분명히 축도는‘복의 선언’또는 ‘소원의 선언’ 인 것이다. 그리고 ‘복의 선언’은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를 둔다(민 6:27, 고후 13:13). 그런고로 선언을 할 때 이루어짐을 믿는다. 선언을 기도의 문체로나 기도의 목적으로 할 수는 없다. 성부, 성자, 성령님의 이름을 모두 지칭하고 어떻게 기도가 될 수 있겠는가! 분명 기도는 성부 하나님께 성자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다.‘축도’는 ‘복의 선언’으로 갱신되어야 한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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