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 - 명마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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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 명마는 다르다
  • 승인 2001.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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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말을 찾기 위해 두루 다니며 훌륭하다는 말 100필을 골라냈습니다. 그는 말들을 우리에 가두고 며칠을 물 한 모금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우리의 문을 열어주자 해방된 말들은 물 있는 곳을 향하여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물 있는 곳에 거의 도착할 무렵에 그 사람이 뿔나팔을 불었습니다. 멈추라는 신호였습니다.

그 신호를 듣고 100필의 말 가운데 4마리가 멈추어 서서 그 사람의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토록 목이 말라죽을 지경인 것을 참고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말이야말로 진정 훌륭한 말들이었습니다. 그는 이 말들을 종마로 해서 세계 최고의 명마를 생산해 냈다고 합니다.

수학능력시험이 이제 끝이 났습니다.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위해 그동안 많은 날들을 우리에 갇힌 말들처럼 지냈을 것입니다. 모두들 그동안 못했던 일들을 이제 해보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갑갑하고 답답했던 마음을 훌훌 털어 버리고 싶을 것입니다. 배우고 싶은 것은 물론,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명마는 다르듯이 그동안 못했던 일을 마음껏 해 보겠다고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입시생이라는 말 때문에 모든 것에서 용서받고 이해를 구할 수 있었던 특혜가 이제는 사라졌다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일은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주변에서 가르쳐 주어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급히 달려갈 때 삶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를 말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아니 스스로 그것을 깨닫는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요?

함창기(천안외국어대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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