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 바로 쓰기 - 대표기도와 기도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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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 바로 쓰기 - 대표기도와 기도인도
  • 승인 2001.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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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공식예배 때나 혹은 어떤 교인의 회합에서 회중(공중) 기도자를 대표기도자로 지칭하고 있다. 원래 ‘대표(代表)’라는 말은‘대표자’라는 말의 준말로써 그 뜻은 “어떤 개인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그의 의사(意思)나 성질을 외부로 나타내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대표기도’라고 할 때 어떤 교인의 개인이나 회중을 대신한다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그 회중들의 기도의 의지나 영성이 잠재해 있어도 된다는 뜻이 있으므로 "대표기도"라는 말은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더 본질적인 것은 하나님 앞에서 죄인된 인간이 또 다른 죄인들을 대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모든 신앙행위는 어떤 경우도 대표, 대리, 대행, 대신이 불가하고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가능한 것이다.

즉 구속행위에 있어서 우리 인간을 ‘대표’할 분은 예수님 한 분밖에는 없다. 그 분이 우리를 대표하여 기도하고 대표로 죽으시고 대표로 부활하심으로 첫 열매가 되셨다. 모든 인간들의 관계 사항은 그 분에게 위임되어 있어서 그 분만이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대표자가 되신 것이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의 대표자가 되시기에 인간은 스스로 어떤 인격적 작용이나 대신적(對神的)교감이 차단된 상태일지라도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대신, 대표, 대행할 수 있다. 그러기에 그 분은 우리의 중보(仲保)자이신 것이다.

‘대표’라는 말의 언어문화적 사용 사례를 들어보면 ‘대리적’, ‘대행적’인 의미가 있다. 법적행위에 있어서 대표행위는 본래의 행위자의 어떤 작용이 없이도 위임을 받아 대행(代行), 대신(代身)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앙행위는 그 행위의 당사자 원칙이 없이 자신을 대행하거나 대표할 수가 없다. 대신 믿고, 대표로 믿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고로 ‘대표기도’는 ‘기도인도’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기도인도’란 공중의 기도를 이끌어 모든 회중은 묵음(默音)하고 절차상의 기도를 주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공중기도’는 기도하기로 지명된 사람이 회중 앞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대표기능이 아닌 인도적 기능으로 인도하면 모든 회중은 그 인도자의 기도의 공중성, 공통성을 지닌 내용을 따라 회중은 마음속으로 영성을 열고, 인도자의 기도 내용에 화합하고 합심화(合心化)해서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기도의 심성을 인도자의 기도에 결합시켜 함께 기도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기도인도’는 회중과 함께 기도하는 것을 회중들의 통성(通聲)이 아닌 모든 회중의 기도의 심성을 인도자의 기도에 통합시키는 것이다. 대표기도가 가능하다면 개인의 기도가 필요없다는 개념형성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대표기도’는 ‘기도인도’로 고치고, ‘대표기도자’는 ‘기도인도자’로 갱신되어야 한다.

김석한(기독신한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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