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가족과 함께 배우는 선교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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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에서 가족과 함께 배우는 선교역사
  • 현승미
  • 승인 2007.07.19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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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와 함께 떠나는 성지여행(상)-전라·충청지역
▲ 제주 `이기풍 선교기념관`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저마다 산과 바다로 떠날 채비를 차린다. 아이들은 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떠날 여행에 들떠있다. 직장인들은 일년에 딱 한번뿐인 여름휴가기에 남들과 다른 특별한 휴가를 꿈꾼다. 게다가 이제는 단순히 산과 바다로 떠나는 막연한 계획보다는 래프팅, 봉사체험, 국토횡단 등 유익하고 다양한 테마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몸과 마음의 휴식과 함께 영성을 채우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이에 국내 각광받는 여름철 휴가지와 함께 우리 믿음의 선조들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성지순례를 계획해봤다. 전라·충정지역과 경상-강원지역으로 2회에 걸쳐 싣는다.


제주선교역사의 핵심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제주도 여행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비행기, 숙박, 교통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고, 지도와 사전에 제주도 지역의 가볼만한 몇 곳만 선정해둔다면 차량에 부착된 네비게이션이 어디든 데려가준다. 특히 제주도 중문근처에 볼거리가 가장 많다. 정방·천지연·천재연폭포 등과 함께 육각형모양으로 깎인 주상절리 바위가 비경으로 꼽힌다. 관광객들을 위해 주상절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지만,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가면 좀 더 가까이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작은공원과 함께 준비돼 있다. 아이들에게는 지난해 드라마 ‘궁’에서 인기를 모았던 ‘테디베어 박물관’과 세계 유명 건축물을 한 곳에 모아둔 박물관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성장이 빨리진 아이들에게 ‘건강 성 박물관’과 같은 성교육 관련 박물관도 좋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꼭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이기풍선교기념관이다. 이 곳은 제주도 선교역사의 핵심인 이기풍목사의 선교 발자취와 그의 신앙을 계승하기 위해 건립한 곳으로 숙박도 가능하다.


이기풍 목사는 한국 기독교 노회 역사의 분기점이 되었던 1907년 조선기독교장로회독노회 출범을 함께 한 한국 교회 최초의 목사 7인 중 1인이다. 그는 또한 한국교회 최초의 선교사이기도 하다. 1908년 독노회에서 제주도로 파송을 받는다. 그는 미신과 지역 색이 강한 제주에서, 제주 최초의 교회인 성안교회를 개척하고 제주 전역을 다니며 30여 개의 교회를 개척하여 곳곳에 믿음의 뿌리를 심었다.


그리고 이기풍목사는 일제의 신사 참배 강요에 맞서 투쟁하다가 순천에서 광주형무소로 이감되는 도중 쓰러져 1942년 6월20일 77세를 일기로 제주 우학리교회에서 주님 품에 안겼다.


희생위에 세워진 선교역사의 상징

▲ 지리산 `노고단 선교유적지`

 
계절을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찾는 지리산. 한 여름에도 서늘하여 여름 피서지로 유명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산으로 오르려는 이들로 북적이지만, 특히 기독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험해 대부분 노고단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는데, 그곳에서 기독교역사의 한 자락을 만날 수 있다. 유진 벨 선교사와 한남대학교 설립자인 윌리엄 린턴 선교사 등에 의하여 선교사가 풍토병과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휴양지로 이곳에 건물 50여동을 건축했으며, 예배당 유적지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선교초기부터 풍토병과 전염병에 희생된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리산 수양관은 희생과 순교위에 세워진 한국선교 역사의 상징이다. 지리산에서 충분한 휴가를 즐기고 내려오는 길에 순천시내에서 맞딱드리는 순천기독진료소, 매산고등학교, 순천중앙교회 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순천기독진료소 2층에는 린턴선교사 가족이 살던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혹은 여수 향일암, 보성 녹차밭, 해남 땅끝마을 등 서울에서는 쉽게 가지 못하는 거리로 이번 휴가지로 정했다면 손양원목사 기념관이 있는 여수 애양원으로 발길을 옮겨 손양원기념관, 3부자 순교자의 묘, 애양병원을 둘러본 후 애양원교회에서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바닷바람에 실린 선교사의 꿈


여름 해변에는 시원한 솔숲이 어디에나 있어 하얀 백사장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시원한 휴식처가 돼 주는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의 꽃지 해수욕장과 대천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충청도의 여름 휴가지는 그야말로 물천지다. 특히 보령군 오천면 영보리 바닷가에 있는 갈매못은 서해안 지역에서 유일하게 보존돼 있는 성지라는 점에서 꼭 한번 순례를 해 볼만한 곳이다. 갈매못은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안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민 신부, 황석두 루가, 장주기 회장 등 다섯 명과 5백여 명의 이름모를 교우들이 순교한 곳이다. 특히 서해바다를 향하여 기울어지는 일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천주교 신부들의 죽음을 상기하게 한다. 이들은 모진 고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에서 갈매못 250리 죽음의 길을 걸어 금요일에 모두 함께 순교했다.


오늘날 한국침례교의 뿌리를 내리게 한 말콤 펜윅 선교사. 평신도로 내한했던 펜윅은 1893년 일시 귀국하여 3년간 고든 목사로부터 신학수업을 받던 중 한국선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자 그의 설교를 들었던 사업가 딩이 감동을 받고 그의 딸 엘라의 죽음을 기념하는 ‘엘라딩 기념선교회’를 조직했고 이 선교회 파송선교사로 폴링부부, 가드라인 3명이 내한하여 공주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6년간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이들 선교사는 귀국했다. 그 후 펜윅은 선교사가 되어 내한하여 원산지방에 자리를 잡고 활동하므로 공주침례교회를 세웠다. 이;밖에도 6.25사변 당시 성도 66명이 순교한 병촌교회와 강경 북옥교회, 제암교회와 수촌교회, 유관순동상과 매봉교회를 둘러보며 과거 신앙선배들의 뜻을 되새겨보는 유익한 여름 휴가를 보내자. 특히 휴가기간이 길지 않을 경우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들 중 한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려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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