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배우로 장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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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배우로 장수하고 싶어요”
  • 현승미
  • 승인 2007.07.05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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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이웃 위해 봉사하는 연극 하얀자화상 주연 우상민권사

 

나이 45세, 이름 이정숙, 특이사항 정신지체 장애자. 연극 ‘하얀 자화상’의 주인공 정숙이는 가정을 꾸리고 누군가의 엄마가 돼있어야 할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신연령이 10세밖에 되지 않아 늙은 노모의 보살핌으로 살아간다. 노모마저 죽자 형제들은 정숙이의 거처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결국 요양원으로 보내진 정숙은 그곳에서 자신처럼 온전치 못한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게 된다. 마침내 정숙이 세상에게로 받아들여지고, 그녀의 자리를 찾아가며 사랑을 나누고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관객 모두는 조물주로부터 부여받은 자신의 영혼의 소중한 특권을 깨닫고 어떠한 세상의 편견도 넘어뜨릴 수 없는 자신만의 하얀자화상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달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대학로 엘림홀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정숙’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우상민권사(영락교회)를 만나 그의 자화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저는 정숙이를 단순한 정신지체 장애자로 보지 않았어요. 가장 맑은 영혼, 순수하고 계산 되어지지 않은 담백한 사람으로 생각하며 연기했지요.”


한때 장애인은 그저 불쌍한 사람, 도와야 할 사람으로만 인식됐다. 때문에 장애인이 나오는 연극은 장애인과 그가 속한 가족을 위한 작품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한 작품을 통해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서로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러나 점차 몸이 조금 불편할 뿐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요즘은 심리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실제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물질적으로 도태되어 스스로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지요. 하지만, 하나님은 세상 그 누구도 아무 이유 없이 이 땅에 보내시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마땅히 사랑받고 사랑할 자격이 있어요. 이제는 이들을 오픈하고 사회가 끌어안야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부족해 보이는 자신도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고,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는 우상민권사. 그는 비단 작품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이런 모습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벌써 20년. 그는 1986년 초교파 예술인들이 모여서 만든 ‘믿음의 선교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극, 찬양, 구연동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농어촌, 미자립교회를 다니며,  자신이 가진 달란트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예술인들로 이루어진 단체이다 보니까 모두들 생활이 불규칙적이지요. 그런데 20년 동안 한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어요. 개인이 주인이 아니잖아요.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우린 동역자일뿐이니까 하나님이 계획하신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이어져온 선교단체이지만, 대표가 없다. 매년 제비뽑기로 한 사람을 선정해 선교단에서 필요한 업무들을 처리하는 역할을 할뿐, 대표는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고 말한다.


“요즘 제 기도제목은 잘 사는 방법이예요. 누구처럼 물질적으로 풍요하게 잘 사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쓰시는대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거죠. 평생 배우로 살면서 하나님 앞에 똑같은 기도를 세 번 한 적이 있어요. 그때마다 큰 작품으로 응답해주셨죠.”


세상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살면서 그가 한 기도는 하나님의 작품만을 하고 살까요 하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일반작품을 맡겨주셨다.


“우리끼린 다 알잖아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하나님의 자녀로 산다는게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지. 하나님은 믿지 않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작품 가운데 하나님의 일을 행하길 원하셨나봐요.”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그의 삶은 처음부터 하나님의 것이었다. 믿지 않는 가운데 첫발을 내딛게 된 시립가무단. 7년 동안 그곳에서 활동하면서 그는 무대에 서기 위한 다양한 분야를 배우게 됐다.


“당시 가무단의 90%가 크리스천이었어요. 그때 함께했던 동료들 중 5명 정도가 지금 목사가 돼 있을 정도니까요. 동료 중 1명이 그렇게 저를 붙들고 전도를 했었는데, 사실 처음 교회에 발을 내딛게 된 건 다른 이유에서였죠.”


노래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성가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에 임마누엘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던 동료를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노래실력 향상을 위해 교회에 나가긴 했지만, 전통적인 충청도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저는 혹여 가족들에게 화가 미칠까 두려워서 2달 동안 기도시간에도 눈도 감지 않은 채 가만히 있곤 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예배 가운데 제 안 깊숙한 곳에서부터 뜨거워지는 성령을 불길을 체험했죠.”


그때부터 교회만 가면 눈물이 수도꼭지처럼 흘러내렸다. 감격과 기쁨으로 학습과 세례도 받았다. 성령의 불길을 체험한 후 1년 동안은 주변의 세상 것들을 모두 정리하고 오직 하나님이 기쁘실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지금은 동생도 전도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모범적인 생활하면서 삶에서부터 변화하고 감동받길 기대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교회 다닌다고 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어요. 하나님께서 신앙 훈련할 때 철저히 외롭고,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셨죠. 하지만, 제 스스로 치유의 경험을 받았기에 두렵지 않았어요.”


선천적으로 소화기관이 약했던 그는 첫 금식기도 때 체질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다 좋은데, 예수쟁이라서 아쉽다는 표현을 하던 동료들이 하나둘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늘 누군가에서 선택받아야하는 불안정한 삶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환한 스포트라이트보다는 하나님께 인정받고, 동료들에게 참된 크리스천이라고 인정받는 배우의 길을 가고 싶다는 우상민권사. 그는 요즘 공연시간을 쪼개서 후배들과 우리말 공부를 시작했다.


“발래, 현대무용 등 하나님께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셨어요. 저를 통해 준비해 주신 것을 반드시 쓰리라 생각합니다. 무대에서 우리말이 살아있게 지키는 것도 배우가 할 일이지요. 하나님의 계획하신 때를 위해 말을 준비하고,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향후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조각조각이 아니라 큰 덩어리가 되서 하나님 때에 하나님 사람이 모여서 일반 작품 통해서 해외로 지경을 넓히리라 믿는 우권사. 해외선교를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말을 바르게 익혀야 한다고. 나이가 들어서도 그 나이에 맞는 하나님의 배우로 장수하고 싶다는 우상민권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예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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