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 고운 말-중보기도와 도고
상태바
바른 말 고운 말-중보기도와 도고
  • 승인 2001.10.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교인 대부분이 남을 위한 기도를 ‘중보기도’(仲保祈禱)라고 쓰고 있다. 성경 디모데전서 2장1절에 타인을 위한 기도를 ‘도고’(禱告)라는 말로 적고 있음에도 중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우리의 중보자 예수그리스도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구속적 중보사역을 모방 인용하여 사용하는 듯 하다. 그러나 이것은 올바른 사용일 수 없다.

중보(仲保)라는 말은 오직 예수님께만 한정하여 사용해야할 것이다. 디모데전서 2장5절에 “하나님은 한 분이시오,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하여 중보의 유일성(唯一性)을 말하고 있다.

이 중보의 본질적인 뜻은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예수 그리스도의 본직(本職)으로 범죄한 인간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속죄적 구속의 위대한 사역을 의미하는 고로 예수님만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중보는 절대 의인이 죄인을 위한 절대적 사랑의 행위인고로 죄인인 인간이 또 다른 죄인인 인간을 위해서 ‘중보’할 수는 없다.

어느 양자 사이의 중재적 역할이라면, 도고(禱告:intercession)즉, ‘이웃을 위한 기도’(Prayer to God for Neighbor:NIV)의 뜻을 가진 용어사용이 성경적일 것이다. 도고(딤전2:1)의 원래 뜻은 ‘탄원’‘기원’(헬, enteuxis)의 뜻을 가진 말이고, 중보자(헬, mesites, 영, Mediator)라는 말은 예수께 대하여 쓰는 말이다. 만약 ‘중보기;도’라는 말이 사람에게서 사용이 가능하다면 그 기도자는 그 기도에 있어서 중보자(중보기도자)가 되는 셈이다. 중재자(intercessor)와 중보자(mediator)는 구분되어야 한다.

중재자는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평행적(平行的)관점에서 하나님께 탄원하는 기도자이고, 중보자는 예수님이 인간을 향한 수직적(垂直的)관계에서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서 유일한 구속적 행위자이다. 그런고로 중보자는 ‘약속하신 자’(히3:19), ‘언약의 중보자’(히 3;20, 8;6, 9;15), ‘피의 중보자’(히 12;24)로 기술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중보하는 행위는 불가능하다.

그리스도의 속죄의 희생이 중보의 대표적인 뜻이다. 교인이 공동체적 관계에서 이웃을 위한 기도는 ‘도고’(禱告)가 되어야 하거나 굳이 쓴다면 ‘중재기도’(intercessory prayer)라고 써서 중보와는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본직인 중보는 그리스도께서 인간에게는 죄를 사하시고, 하나님에 대하여는 뭇 사람의 죄를 지고 홀고 죽은 일을 중보라 하므로 중보기도는 중보자의 기도로 이해되어야 한다.

로마서 8장34절에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 위하여 간구하심”이 바로 중보기도일 것이다. 그러므로 중보기도라는 표현은 ‘도고’ 또는 ‘중재기도’라는 용어로 갱신되어야 한다. 어떤 유형의 기도이든지 그것은 인간의 신앙과 예배행위이지 인간이 인간을 위한 중보행위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