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없이 받은 복음 값없이 줘야…거마비 거부운동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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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없이 받은 복음 값없이 줘야…거마비 거부운동 절실
  • 송영락
  • 승인 2007.05.03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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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수십억원의 헌금 지출…비성경적인 대접과 체면문화 지양

5월의 연중기획은 한국교회와 목회자, 평신도들이 관례적으로 지켜왔던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거마비로 멍든 한국교회, 설교 베끼는 목회자, 부서 이기주의, 신앙 편의주의 등 오랫동안 교회에서 ‘관례’란 이름으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주제들이다.


이런 관례가 비성경적인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눈을 상실한 채 멍들고 있는 한국교회는 심각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임직식, 목사안수식, 총회·노회·시찰회, 세미나, 포럼, 심포지엄, 강연회 등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주어지고 있는 거마비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또 1시간 길어도 2시간을 넘지 않는 설교자에게 몇 백만 원을 준다면 기쁜 마음으로 줄 수 있는 거마비의 수준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일이 현재 한국교회에 널리 퍼져있다. 값없이 받은 복음을 값있게 팔고 있는 목회자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값있게 얻는 공직이기 때문에 값을 받아야 한다는 보상심리도 교계지도자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원산사경회를 이끈 하디선교사와 평양대부흥에서 말씀을 전한 리선교사와 블레어선교사, 사회를 본 길선주장로들도 거마비를 받았을까? 성경적인 것을 버리지 못한 채 부흥을 말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지금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야 할 일이다.  <편집자 주>

 

평양대부흥운동의 불씨를 지핀 장대현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한 강사들은 거마비를 얼마나 받았을까? 원산집회를 인도한 하디선교사, 장대현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한 리선교사와 블레어선교사, 집회의 사회를 본 길선주장로는 거마비로 얼마나 받았을까? 아직까지 이들이 거마비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관례’라는 이름으로 매년 거마비로 수십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거마비는 총회본부, 연합단체, 노회, 연회, 시찰회, 지방회, 개교회에 이르기까지 대접과 체면이란 명목으로 한해 수십억 원의 헌금을 낭비하고 있다. 단순한 교통비를 가리키는 말보다는 주로 강연이나 도움을 준 데 대한 수고비나 사례금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는 거마비에 대한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반증이다.

 

각종 회의가 많은 총회본부는 임원회, 상비부회의, 실행부회의, 전도국, 사회국, 교육국 등 각국 위원회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한 참석들에게 거주 지역과 이동 거리에 따라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까지 거마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런 거마비는 예산에 공식적으로 책정해 놓고 있으며 작은 교단의 경우 거마비로 총회예산의 10~20% 이상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예장통합총회(총회장:이광선목사)가 밝힌 바에 의하면 지난 90회기 한해 동안 총회 임원회를 비롯해 각 위원회와 부서들이 개최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임원들에게 1년 동안 지출된 회의비용이 약 4억 원에 이른다. 웬만한 중소교단의 1년 예산과 맞먹는다.

 

단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기총, 교단장협, 한장연을 비롯한 한국교회대표기관을 포함한 찬송가공회, 성경공회, 부흥협의회 등 한국교회의 크고 작은 단체들도 거마비로 수십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모 연합기관의 경우 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에게 2~50만원을, 공동회장에게 50만원~1백만원을 거마미로 지급하고 있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개교회도 거마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회 임직식, 교회설립기념예배를 드릴 경우, 총회,  노회, 시찰회 기타 유명한 목사들을 초청하고 있는데 상당히 많은 경비를 설교, 축사, 격려를 맡은 지도자들에게 지출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도자들이 받는 거마비는 얼마나 될까? 가장 많이 받는 그룹은 교단을 대표하는 현직 총회장이나 증경총회장이다. 이들은 단체와 교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주로 설교를 맡는데, 규모에 따라 조금이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3백만원까지 다양하다.

 

모교단에서 감독회장을 역임했던 모목사는 “1년 동안 거마비를 모았더니 1억 원 이상 이었다”고 사석에서 밝힌 적이 있다. 총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그동안 사용했던 선거비용을 뽑게 된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회들은 총회장의 일정에 따라 교회임직식과 행사를 조정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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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강사의 거마비도 예측하기 어렵다. 보통 1백만원에서 수천만까지 강사의 유명세에 따라 천차반별. 일반적으로 부흥사의 강사료는 담임목사의 한 달 월급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유명한 강사의 강사료는 정하기 나름이다.

 

왜 한국교회가 높은 거마비에 속수무책일까? 과연 이것이 성경적인가? 연세중앙교회 윤석전목사는 강사료를 받지 않는 목사로 유명하다. 값없이 받은 복음을 값없이 나눠주어야 한다는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모목사는 교회행사를 개최하고 어르신들에게 거마비를 주지 않았다가 곤욕을 치렀다. 모목사는 “거마비를 주지 않았더니 나만 욕을 먹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욕을 먹었다”며 “혼자의 힘으로는 거마비문화를 없앨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목사들은 거마비에 익숙하다. 거마비는 목사안수식에서 시작된다. 목사후보생들은 안수식을 하기 위해서 금전을 요구받고, 지불해야 하는 병폐들을 암암리에 인정하고 있다. 목사후보생들은 임직식에 순서를 맡거나 자리를 빛내줄 유력한(?) 이들의 거마비를 위해 사전에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 관례화되고 있다. 목사가 무엇이기에 거액의 돈까지 내면서 안수식을 해야 하는가라고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이런 후보생들은 대부분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이런 모습은 교회가 상업주의에 물들었기 때문이다. 상업행위는 이윤을 목적으로 한다. 좋게 말하면 ‘너도 좋고 나도 좋다’는 것이 상업이다. 그러나 상업은 궁극적으로는 이윤을 통해 자신이 잘되는 것이다. 상업의 목적은 자신이 더 많이 팔고, 더 번창하고, 더 큰 부를 이루는 것이다. 상업주의는 그런 상업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는다. 더 나가서는 상업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을 추구하고, 부를 획득하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현재 교단이나 단체, 개교에서 거마비를 받는 목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소위 성공한 목사들이다. 이들?성공과 직위를 무기삼아 더 많은 돈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합총회가 회의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총회 임원들이 솔선해서 ‘회의비 반납’을 결의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광선총회장은 “총회 임원들이 뜻을 모아 관행화돼 있는 회의비를 자진해서 반납해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면서 “회의 참석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먼 거리를 여행해야 하는 임원들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등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서 회의에 출석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와 관련 교계 관계자는 “통합총회의 회의비 반납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이번 결정이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더 바라기는 다른 교단에도 파급돼 평양 대부흥 백주년을 맞는 한국교회가 헌신의 아름다움으로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신경하목사)도 ‘목회자 윤리강령’을 발표, 분수에 넘치는 의복, 식사, 주택, 자동차, 사례비 등을 자제하고 근검절약하는 생활에 앞장서자고 밝혔다.

예수님은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라”(마 10:9)고 하셨는데 오늘 목회자들은 얼마나 청빈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주님은 세상의 집권자들과 달리 “섬기는 자”(막 1043)가 되라고 강조하셨는데 섬기는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 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의 거룩한 청지기로서 청렴하고 검약한 삶을 살아 교인들의 본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밝혔다. 신경하감독회장은 ‘희망투어’라는 이름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개척교회에 찾아다니고 있다. 신감독회장은 사비로 일정에 필요한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IMF가 터졌던 97년 11월, 그때 온 나라가 완전히 발칵 뒤집혔다. 해방 이후로 그런 참사가 없었다. 총알만 왔다 갔다 하지 않았을 뿐이지 회사마다 공장마다 전쟁이 일어났었다. 그때 경영인들이 경영의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단어가 ‘제로베이스 운동’이다.

 

제로베이스 운동이라는 말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보자’, ‘모든 것을 본질에서 다시 보자’는 두 가지 의미를 합한 개념이다. 그런데 이 운동이 이제는 한국교회 내부에서도 일어나야 한다. 영적인 제로베이스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송태근목사(강남교회)는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서 논리적으로 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평양대부흥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부흥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믿음의 선배들이 보여줬던 겸손한 실천은 정작 부흥이란 이름 뒤에 감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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