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하나님이 주신 소산이자 섬김의 예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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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하나님이 주신 소산이자 섬김의 예절이죠”
  • 이현주
  • 승인 2007.05.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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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다례교육과 기독교 차(茶)문화 전하는 한서대 서은주교수

 

지난 23일 프레지던트에서 열린 극동방송 세계전략회의에 참석한 각국 참가자들은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품격이 가득한 테이블 세팅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향긋한 차(茶)와 정갈한 다식(茶食)이 어우러진 식탁을 보며 한국 고유의 문화에 관심을 드러냈다. 서양문화의 전유물로만 여겨진 테이블 세팅, 그리고 불교와 유교의 문화라고 알았던 다례(茶禮)가 한 여인의 정성스러운 손길에 의해서 복음의 옷을 덧입고 있다.


기독교차문화와 유아다례를 연구하는 한서대학교 서은주교수(온누리교회). 그의 손길이 닿는 곳엔 언제나 차향이 가득하다. 직접 물들인 한복을 지어 입고 우리의 것이 가장 성경적임을 주장하는 서교수는 아무도 가지 않은 미 개척지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다례’를 통한 교회 소그룹의 문화적 변화와 유아 및 청소년 품성의 변화, 이것이 그가 이루고픈 기독교차문화의 본질이다.


“차가 불교문화라구요?”


한서대와 중부신학교에서 기독교차문화에 대해 강의하는 서은주교수는 차도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네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 식물이 되리라는 말씀을 통해 차나무와 차 잎을 주셨죠. 하나님은 먹을 음식 뿐 아니라 마실 음료까지 주셔서 우리 마음을 즐겁게 해주셨어요. 차가 불교나 유교의 전유물처럼 각인된 것은 잘못이에요. 기독교인들도 차를 마시며 영성을 함양할 수 있답니다.”

차는 여러 잔을 나누어도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건강식품이다. 또 한국인의 사망원인인 암을 예방할 수 있고 항균작용과 혈압강하 등 약리적인 작용도 많이 입증되고 있다.


서교수는 차를 통해 교회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구역예배나 소그룹 모임에서 작은 촛불을 켜고 유리 주전자에 녹차와 국화차를 넣은 다음 3~5잔의 차를 마시며 교제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탄산음료나, 포만감을 주는 음식으로 육적인 욕망을 채우기보다, 차를 통해 몸을 깨끗이 하고 차분한 가운데 대화를 나누다보면 영적인 교제가 충만해진다는 것이다. 저녁 모임이라면 카페인은 없고 아미노산은 많은 백년차를 대접하고 환절기에는 국화차와 녹차를 1:3의 비율로 섞어 우려 마시면 건강에도 좋다고 차 예찬론을 펼쳤다.

서교수가 만드는 기독교 차문화는 소그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결혼예식에서도 차는 중요한 몫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


새 가정을 축복하는 기독교폐백


“많은 기독교인들이 결혼식에서 전통 폐백을 행하지만 밤과 대추를 던지며 다산을 기원하고 원앙을 통해 화목을 기원하는 것은 모두 반기독교적인 의식입니다. 원래는 밤과 대추에 떨리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살겠다는 무언의 언약이 담겨 있지만 본질은 사라지고 미신과 구습, 상혼만 남아 있는 것이 요즘의 결혼예식이죠. 하지만 차를 통해 기독교 폐백을 진행한다면 진정한 결혼과 축복의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은주교수가 보급하는 기독교폐백문화는 이렇다. 폐백의 자리에는 차와 다식이 마련되고 새로 결혼한 부부는 시부모님께 따뜻한 차를 전한다. 차는 인내하는 식물이고 사계절 푸른 상록수로 부부가 늘 건강하게 순종하며 살겠다는 무언의 언약표시다. 부모님은 이 차를 마시고 신랑신부에게 축복의 말씀과 성구를 선물로 주고 축복기도를 해준다. 서교수는 아브라함의 축복이 이삭에게 이어지듯 부모님의 기도로 자녀의 결혼이 하나님의 축복가운데 임하도록 인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그가 출석하는 온누리교회는 100쌍의 결혼식에 기독교폐백을 적용했고 밤과 대추대신 말씀과 기도를 자녀에게 주는 이 예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린아이의 품성도 차로 가르쳐


사실 우리 문화 속에서 잘못되어져 가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최근에는 먹거리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보도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잘못된 먹거리가 자라나는 아이들의 인성을 파괴한다는 무서운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무조건 빨리 먹고 간단히 먹는 습관, 달고 맛있는 것만 찾는 어리석은 미각이 우리 어린이들은 파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서은주교수는 어릴 때부터 바른 식생활과 바른 문화를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가 국내 최초로 시작한 것이 유아다례(幼兒茶禮). 2년 전부터 유치원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확산되고 있는 유아다례는 우리 것의 소중함과 하나님이 주신 몸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소중한 교육이다.

“아이의 어린 시절은 일생을 좌우하죠. 신앙교육을 어떻게 하느냐, 성품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아 다례는 하나님이 주신 씨맺는 열매인 차와 자연의 손길이 느껴지는 도자기를 통해 예절을 배우는 교육입니다. 미션다례를 통해 하나님의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건강하고 바른 영성을 지닌 아이로 키워주는 인성교육프로그램이죠.”


유아 다례의 효과는 놀랍다. 차를 대접하는 예절을 통해 언어와 표현, 사회생활 등 전반을 배울 수 있다.

“다례는 급하지 않아요. 천천히 생각하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죠. 잔을 받으면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차 맛이 훌륭하네요’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죠. 아이들의 일상에서 감사의 인사와 칭찬을 끌어낼 수 있는 교육은 흔치 않아요. 하나님이 주신 자연을 알려주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섬기는 마음을 배울 수 있고 이것은 곧 성경에 근거합니다.”


서은주교수에게 차는 단순히 마시는 것 이상이다. 그에게 차는 섬김이요, 나눔이다. 하나님이 주신 땅의 소산을 나누고 차를 통해 사람을 섬긴다.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나, 아이와 어른 구분없이 모두에게 유익한 차 문화. 서교수는 차를 통해 섬기는 문화가 확산되길 원한다.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흘러 내려간다고 말하는 서교수는 온 세상이 따뜻한 차향으로 가득 채워질 때 곱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언어로 이웃을 섬기는 아름다운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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