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의 바른 언어 가꾸기 - ‘감사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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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챤의 바른 언어 가꾸기 - ‘감사하시는 하나님…’
  • 승인 200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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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때 ‘감사’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감사라는 말은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그 예가 기도할 때 주로 사용하는 ‘감사하신 하나님’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감사하신 하나님’은 지난 일 년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고 풍성한 수확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사람이 감사한다’는 뜻으로 쓰인 기도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감사하신 하나님’이라고 하면 이 말은 원래 목적과 전혀 다른 뜻이 됩니다. ‘지키시는 하나님’ ‘도우시는 하나님’ ‘돌보시는 하나님’에서와 같이 관형어를 사용했을 때는, 각각 ‘하나님께서 지키신다’ ‘하나님께서 도우신다’ ‘하나님께서 돌보신다’라는 뜻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감사하신 하나님’이라고 하면 ‘하나님께서 감사하신다’라는 뜻이 됩니다. 이럴 경우에는 ‘감사하신 하나님’이 아니라 ‘감사하옵는’또는 ‘고마우신 하나님’으로 해야 합니다. ‘고맙다’는 ‘남의 은혜나 신세를 입어 마음이 느껍고 흐믓하다’는 뜻이 있는 형용사이므로, ‘고마우신 하나님’이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뜻으로 말하려면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든가 또는 “감사합니다, 하나님”.이라고 해야 합니다. 굳이 그 쓰임을 구분하자면 ‘감사합니다’는 좀더 격식을 차리는 말투에 많이 쓰이고, ‘고맙다’는 친근한 비격식체 관계나 좀더 부드러운 말투에 잘 어울립니다.

또 어떤 이는 기도할 때 “사랑하시는 하나님”이란 말을 씁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을 나타낼 때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쓸 때는 “사랑하는 하나님” 또는 “사랑하옵는 하나님”으로 하는 것이 옳습니다. 존대법상 내가 하는 행위를 내 스스로 높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김기창(천안대 문헌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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