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 - 떠오르는 소그룹과 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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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 - 떠오르는 소그룹과 셀운동
  • 윤영호
  • 승인 2007.01.2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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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6년 부산에서 열린 셀 컨퍼런스에 참석한 7,700여 목회자들.한국교회는 작은 것을 통해 목회부흥을 체험하고 있다.
 

성장과 영성 `두 마리 토끼` 동시에 잡는다  

최근 교회부흥과 성장을 동시 잡으려는 목회자들의 노력이 놀라울 정도로 강해지고 있다. 부흥이 질적인 개념이고 성장은 양적인 개념인데도, 우리나라 목회자들은 양질의 변화 모두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최근의 상황으로 봐서는 상식적으로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걸어야 정상이다. 사회기여도와 신뢰도면에서 저평가돼 있는 한국기독교 관련 각종 설문의 공통점이 이를 말해준다. 그런데도 목회자들은 여전히 양과 질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인구 수 감소 집계가 그 원인일 것인데, 그런데도 그 전망이 어둡지 만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14만 여명이 감소했다는 통계청의 기독교인수 집계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를 더욱 낙심시킨 것은 850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기독교인구수 집계였다. 1천만 명을 넘어 1,200만 명 시대를 열었다는 기독교계의 흥분이 채 가라앉기 전에 터진 사건이었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


설교 때마다 등장하는 ‘기독교인 감소’와 ‘기독교인 800만 명’이란 말을 통해서 한국교회 교인들은 전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기 시작하며 그동안 안정성장이란 구호에 익숙해 있던 자신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저평가되는 교회의 위상을 높인다
특히 교회감소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교회의 반사회적 성향’을 반성이라도 하듯 최근 목회현장은 소외층을 겨냥한 각종 봉사구제사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평이다. 지역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는 대신에 교인관리에 치중했던 과거의 타성적 목회관례를 깨기 위해 최근의 목회현장에는 지역사회와 다양한 루트로 ‘관계맺기’를 시도하는 등 자성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해 상반기, 제자훈련으로 성장한 사랑의교회(담임:오정현목사)가 생명의 공동체를 위한 40일 캠페인을 벌여 상당한 수확을 올렸다는 사실은 ‘관계맺기’가 대다수 교회들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당시 사랑의 교회는 교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행정구역 단위’로 구분하여 이들을 파송하는 형식을 취했다. 교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선교지로 설정하여 그 곳 교인들이 선교사로 파송되는 방식이다. 이들은 복음을 전해주는 동시에 성경책도 무료로 나눠주었고, 어느 곳에는 의료지원과 구제사업, 장학사업 등 이미 개발해 놓은 수 십 종류의 프로그램을 적용하면서 지역커뮤니티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40일 동안 진행된 사랑의 교회 캠페인은 어쩌면 이벤트로 끝날 수 있는 단점이 있었음에도 꾸준한 훈련 덕분에 매우 흡족한 열매를 맺었다는 자평이다. 6만 명을 넘은 사랑의 교회 교인 수는 이같은 점을 증거하는 매우 기초적인 자료로 인용되곤 한다.

사례로 든 사랑의 교회의 경우, 우리는 교인들을 세분화한 40일 캠페인의 계획도에 주목해야 한다. 소그룹으로 이루어진 전략팀들의 40일 공략계획이 마침내 지역사회의 벽을 허물었다는 얘기다.

사랑의교회 `40일 캠페인...`셀의 위력 증명
소그룹의 힘은 동시에 다른 장소에서 일시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잠재력이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이루어진 ‘셀 목회’는 한국 목회현장을 매우 급속도로 바꿔놓고 있다. 교인 관리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구역’(속회)대신에 사역(使役)을 강조하는 ‘소그룹-셀’은 교회의 기능과 역할을 친사회적으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을 받는 새 패턴이다. 특히 성장과 질적인 변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 상황으로 볼 때 소그룹목회가 최근 보여주는 사례들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교회들의 관심은 두 가지다.

일단 빠른 시간에 성장을 예상한다는 점에서다. 리더체제인 소그룹-셀은 작은 목회자로서 권한을 갖는다. 주일예배와 별도로 운영되는 소그룹 예배는 이 리더에 의해 진행되며, 이 시간에는 친교와 찬양, 말씀묵상, 전도전략 구상, 중보기도 등이 길게는 2시간 동안 매우 짜임새 있게 진행된다.

소그룹의 목적은 ‘성장’에 고정돼 있어서 매우 짧은 주기(週期)로 전도활동에 들어간다. 셀 목회의 경우는 이를 ‘증식’-‘분열’로 표현하여 일정한 인원이 되면 셀을 또 하나 만들도록 한다. 흔히 4W로 나타내는 셀 운영은, Welcome(환영, 친교), Worship(경배찬양), Word(말씀묵상), Work(전도사역)이라는 순서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영성에 대한 만족 때문이다. 셀 목회는 그동안 혼자서 하던 영성의 시간을 소그룹이 하도록 함으로써 격려를 부여한다. 소그룹에서 하는 친교와 경배찬양, 말씀묵상 그리고 전도사역 등 이른바 4W는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과 함께 영성을 높게 끌어올려 주는 것이 강점이다. 높은 영성은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와 생활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결과로 나타난다.

물질관이 달라지고 사람과 관계도 크게 개선되는 것이다. 교회봉사와 국가에 대한 충성도, 업무능률 등 사회제반 기능을 수행하는 가운데 과거와는 다른 변화를 동반하고, 특히 다양한 계층이 모인 교회의 경우 교인들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형성면에서 더욱 끈끈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양과 질의 위기를 극복시키는 돌파구로 인식확산
소그룹으로 대전환으로 이루는 한국교회의 이같은 변화가 ‘교세감소’와 ‘대사회적 영향력 감퇴’로 고민하는 최근의 상황 가운데 펼쳐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나님의 집요하고도 세심한 관심 가운데 나타난 그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사단은 하나님의 교회들이 세상 가운데 뿌리 내리는 것을 가장 싫어할 뿐만 아니라, 교인들이 성도로 변화되어 사회 속에서 역동적인 삶을 살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모이기를 힘쓰라는 명령을 깨기 위해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일으키고 서로 상처를 주도록 우리의 뒤에서 조종한다. 이같은 방해는 모이기를 힘쓸수록 더욱 거세진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이다.

대형교회들 가운데 일어나는 분열현상은 복음의 위력이 가장 큰 교회를 집중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사단의 일반적인 전략 중 하나이다. 재정문제로 갈등을 보이고, 담임목회자 승계를 놓고 비난이 쏟아지며 교회건축을 앞두고도 많은 문제들이 야기된다.

욕심과 탐심이 원인일테지만, 인본주의적 합리주의, 자연주의, 과학제일주의, 엘리트중시경향, 배금주의 등 우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상들의 조류 틈새로 사단은 자신의 최대목적인 교회붕괴와 하나님나라 도래저지를 집중시킨다.

"작은 것을 업신 여기지 말라"
소그룹 혹은 셀목회는 대형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등이 판치는 이 세상의 흐름과는 사실 어긋나는 개념이다. 작은 것을 네트워크해서 몸집을 크게 만드는 일이 현대사조이기에, 사단은 대형교회들의 소그룹화를 업신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셀목회를 통해서 하나님은 외형성장과 내면의 영성을 동시에 고양하는 일을 묵묵히 진행하신 것이다.

로마의 박해를 피해 도망했던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을 생각해 보자. 무기력하고 패배의식에 빠졌을 것이다. 사도행전의 오순절 체험을 회고하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마치 모든 일이 끝날 듯이 보였다. 기뻐하고 있을 사단의 얼굴을 생각해보자. 하지만, 하나님은, 페르시아 제국 내 127도에 흩어진 유대인들이 회당을 만들어 복음을 보전했던 방법 그대로 박해를 피해 달아났던 유대인들 한명 한명을 회당(성전)으로 세우셔서 복음을 전했던 것이다.

이들을 우리는 디아스포라라고 부른다. 이사야도 오실 메시야를 ‘연한 순’으로 표현했고 실제로 마굿간에서 태어나셨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보이신 것이다. 그래서 바울도 세상의 힘 있는 자를 부끄럽게 했다고 고백했다. 기독교의 퇴조로 걱정하는 우리들은 그래서 낙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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