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교회가 본 우주인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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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교회가 본 우주인 선발
  • 윤영호
  • 승인 2007.01.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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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인선발로 이목이 집중된 우리나라 잚은 남녀의 모습은, 앞으로 우주시대 속에서 인간들이 해야할 일에 대한 신뢰를 엿보게 한다.

 

이성에 빼앗긴 삶의 주도권 하나님께 돌려라   

 

부패한 인간 이성에 기초한 과학기술의 도덕적 한계 밝혀야   

하나님 제시한 성경적 경영원리 무시하고 인본적 절차 침투   


인간의 이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함에도 우리는 아직까지 이성을 신뢰하는 경향이 짙다. 매일 끊이지 않는 과학기술 발전의 감탄사는 마치 우리 인간이 신의 영역을 차지한 것같은 착각이들 만큼 호들갑이다. 사실 이같은 과학기술과 자본주의의 합리성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는데 가장 선두에 선 것이 현대의학과 정보통신과학 분야다. 현대의학은 질병과 늙음과 죽음에 대항해 날마다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서 구출하는 데 커다란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정보통신과학은 기계자동화로 인하여 육체적 정신적 노동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고 있다. 이성의 합리성이 우리의 입에 오르내리며 연일 매스컴을 달구는 이 시대에 한국교회는 여전히 대응책 강구보다는 성장론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교세확장에 만 매달리는 실정이다. /


얼마전 우리나라 매스컴은 한명의 남성과 또 한명의 여성을 주요 뉴스로 다룬 적이 있다. 평범하게 살던 그들이었지만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부터 이제 그들은 인류를 위험으로부터 구출해 줄 위대한 신의 아들 딸로 불려지게 됐다.


이 두 남녀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선발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마침내 한국 최초로 우주유영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들은 무중력 상황에서 식물재배와 화학반응, 생명체 세포들의 움직임 등 여러 실험을 예정하고 있다. 이성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달이 결국은 인간에게 무한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팽배한 현실인 것이다.
 
갈수록 높아가는 인간이성에 대한 신뢰도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간의 이성을 굳게 신뢰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이다. 생명연장에 대한 기대와 풍요로운 삶의 환경에 대한 기대들이 일시에 집중됐던 최근의 상황 가운데 “과연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생각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되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 인간을 지켜줄 것을 발견하고 창조하기 위해 그 험난한 우주인 선발과정을 공개로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한 곳에 집중하도록 한 과학기술 세계의 지나친 인간이성에 대한 믿음을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 명쾌하고도 시원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성을 신뢰하는 경향은 교회 밖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교회 안으로까지 침투하고 있다. 최근 교계에서 인기있는 책 ‘목적이 이끄는 리더십’에서 저자 레잇 앤더슨목사는 과거규범과 현대 규범의 차이점을 세세히 분류하는 과정에서 “과거규범은 설교가 주된 요소였으나, 현대규범은 프로그램이 주된 요소로서 리더의 훈련스시템과 효율성을 극대화 한다”고 썼다.

이어 그는 ‘옛 규범은 성실이면 충분하다’고 했으나, ‘새 규범은 효율성이 기대된다’고 했다. 몇 가지들 중 일부만 발췌한 것이지만, 이 같은 현대규범들이 이미 오래전 교회 안에 침투하여 이성중심의 목회패턴이 주류를 이루게 됐다는 점을 돌아보아야 한다.

기도보다 관리 행정체계 운영 비중커져
교회 교육시스템의 조직화는 인간이성 신뢰를 기초로 작성된 경영학이론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교회 내의 모든 문제는 성경의 원리와 작정기도를 통해서 해결되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결정과정이라고 알려진 의사수렴과정(우리는 이것을 민주주의 전통으로 추앙한다)을 통해 해결한다. 만약 이런 과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교회는 매우 비합리적인 관행을 고집한다며 현대사회로부터 이상한 눈으로 보여지곤 할 때가 많다.

불행한 것은 기독교가 민주주의의 정신을 가진 공동체라며 교회가 앞장서서 교인의 의견수렴과정을 민주절차라고 주장하는 사실이다. 그것을 투명하고 건강한 목회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성경은 하지만, 모든 기준이 하나님에게서 나온다고 가르친다.

사람들의 판단과 생각에 따라 투명성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잣대에 따라 투명성과 건강성이 결정된다는 것이 성경의 주장인데도 최근 과학기술 업적을 드러내는 인간의 이성은 이같은 성경의 주장을 ‘옛 규범’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인간의 이성을 추종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성향에 불만을 토로한 한 철학자가 있었다. 그가 바로 ‘울리히 벡’이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그는 21세기를 ‘위험사회’라고 규정하면서 인간이성의 비뚤어진 판단에 특별히 조심할 것을 수차례 경고하고 나섰다. ‘위험사회 또 다른 근대로 가는 길’을 쓴 울리히 벡교수(독일 뮌헨대학교)는 근대사회를 ‘위험사회’로 규정하면서 “산업의 발달과 위험발생이 서로 엇물려 진행됐다”고 강조한바 있다.

급격한 산업발달의 이면에 존재하는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방사능 누출, 거대 에너지 산업과 핵폭탄, 청정산업이 실패하는 지역에 성행하는 냉동산업과 유통산업 등등 그는 이성에 의한 유익은 불과 인간의 일부만을 위해 존재할 뿐이며 이성에 의한 역기능들은 모든 인간을 광범위하게 존재자체를 위협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그가 말한 위험사회의 한 요소이다.

이런 맥락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보존하려는 사람들은 “근대과학의 맹목적인 신뢰는 인간을 위험에서 구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감성과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영성과 직관으로 이성적 사고가 보완되지 않으면 인간사회의 위험성은 인류전체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울리히 벡교수 "이성신뢰 결과 위기사회 초래"지적
이들의 주장이 일면 설득력을 갖는 것은 맞지만, 과연 영성과 직관만 잘 관리하면 역기능 투성이인 이성적 사고가 보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보완’이라는 표현자체가 이성적 사고의 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미국의 유명방송사인 CBS에서는 ‘60Minutes’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독일 아우슈비츠 감옥에서 유대인대학살을 주도한 아돌프 아이히만 재판을 지켜본 한 인터뷰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 기적적으로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디누어’라는 사람은 아이히만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자신이 그 살인마를 보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 프로그램에서 고백했다.

“그 순간(그를 본 순간)나는 나 자신이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그와 똑같이 그런 잔인한 짓을 충분히 저지를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리포터 역시 이렇게 마무리했다. “아이히만은 우리 모두 속에 살아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사실 각종 범죄현장도 전쟁이다)아이히만을 본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은 놀람 그 자체였다. 그가 보통 인간과 전혀 다른 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인물이었기에 누구라도 그같은 짓을 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인간의 이성을 무가치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의 노력으로 씻을 수 없는 부패가 우리의 이성을 오염시켰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함으로써 우주개발이나 생명공학의 발전노력들이 결국은 그 한계를 드러내며 어쩌면 울리히 벡박사가 지적한 대로 인류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으로 내몰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패한 이성은 과학기술의 순기능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다른 측면으로는 가공할만한 위협을 안겨주고 있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도록 자꾸만 부채질하고 있지만 교회안팎은 이성적 판단에 의존하는 시도들이 매우 교묘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이히만을 바라 본 디누어의 느낌은 모든 인간의 부패를 보여주는 한 사례에 불과한 것이지만, 우리는 매스컴으로부터 이와 유사한 사건들을 매일매일 보고 또 보고 있다.

인간의 이성이 우리의 삶의 환경을 좋은 곳으로 인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 전 인류의 바람이지만, 역사적으로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것에 유의해야 한다. 이성이 망가졌기에 그렇다. 교회안팎의 인본적 시도들과 대항하는데 더 구체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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