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복음주의의 향후 50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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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복음주의의 향후 50년과제
  • 윤영호
  • 승인 2006.12.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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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주의교회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시대적 과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사진은 새들백교회 예배 광경.

 

“무너지는 ‘유일신 하나님 권위’를 다시 세워야”   

복음주의운동이 기독교 보수권의 대안(代案)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미국 복음주의운동 매체인 ‘크리스체너티 투데이’가 향후 50년 복음주의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우리나라 복음주의운동권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미국 복음주의운동권의 향후 전망을 가늠하기에 족한 이번 크리스체너티 투데이의 기사는, 복음주의 관계자 114명의 의견을 종합했다는 점에서 매우 현실성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견을 물은 114명은 교회 목회자와 신학교 학자, 선교단체 및 방송/출판 관계자 등의 분야를 주도하는 인물들로, 복음주의 진영을 진두지휘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제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


미국에서 복음주의운동이 최근에 와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그들이 가진 이념을 시대적 특성에 반영하는 노력을 꾸준히 그리고 일관되게 진행해 온 결과라고 여겨진다. 이들의 주장은 개혁주의가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구원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유일성이 주장의 핵심인데, 단지 개혁주의와 조금의 차이가 있다고 하면, 각각의 시대정황과 문화적인 맥락을 보면서 복음의 이 핵심요소들을 창조적으로 접목시켜 왔다는 것이다.


개혁주의가 역사적으로 교회 내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데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하면, 복음주의는 현실의 삶을 직접적인 문제로 받아들여 현실을 통해서 복음을 해설하고 반대로 복음을 통해서 현실을 해설해 왔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여하튼 지난 50여 년 동안 미국 복음주의는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적인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이제 그 누구도 복음주의운동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소위 ‘실세’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최근 크리스체너티 투데이 지(紙)가 114명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물은 의견을 종합해 게재한 기사는 향후 복음주의운동의 향방을 가늠하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어서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말하는 것들은, 다가오는 50년 동안 복음주의운동이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응답으로 압축되고 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미국 교회사 속에서 경험한 1차, 2차 영적 대각성을 꼭 체험해야 하며 이 열기가 미국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원(動力源)이어야 한다고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기독교 지도자들이 바라보는 이같은 응답은, 1907년 평양성령대부흥 100주년을 앞둔 한국기독교의 열망과 매우 비슷한 것이어서 의미하는 바가 사뭇 크다고 하겠다.

다음은 크리스체너티 투데이가 전망한 항목별 ‘향후 50년 전망’을 요약한 것이다.


◆ 지역교회

지역교회들은 다원주의 문화와 더 적극적으로 싸워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또 목회성공을 위한 시도들을 경계하는 가운데 특별히 ‘소비자 중심주의’에 편승한 시장지상주의라는 헛된 계획을 무력화해야 한다. 이와함께 갈수록 거세지는 ‘여성주의’(패미니즘)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먼저 다원주의 경향은, 유일한 구원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권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다원주의자들은 유일신에 대한 기독교신앙 자체에 관대하지 않다. 따라서 교회는 창조주로서 하나님과 구속주로서 예수그리스도,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로 우리를 인도하는 성령의 사역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변증해야 할 것이다.

복음주의운동 지도자인 존 파이퍼목사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죽었던 우리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진리를 교회가 지켜 나아가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목회자들조차 구원의 유일통로인 예수그리스도를 희석시키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또 ‘소비자중심주의’(consumerism)에 편승하여 교인들을 소비자로 상정하여 교회를 성공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시장지향적 목회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면서 영어를 사용할 줄아는 다인종교회의 출현을 지켜봐야만 한다. 이와함께 여성주의의 바람에서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되는 인간성 구현을 시도해야만 한다.


◆ 청소년 사역

사회학자들의 지적에 따르면, 교회에 다니는 청소년들은 교회에서 애매모호하게 하나님을 만나기 때문에 대학진학 이후에는 교회에 남아 있지 않게 되는 결과를 야기한다고 한다. 이렇게 젊은층이 교회를 떠나는 결과를 놓고 우리는 청소년사역에서 하나님의 권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한 번 재검토해야 한다. 최근까지 형태는, 하나님을 도덕적 치료자로 인정하고 만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청소년사역 프로그램 전반을 재평가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된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장년그룹과 19세 이상의 청소년들과 20대 청년들이 서로 연계가 되도록 접촉점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위 청소년 목회사역에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모든 세대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신학의 계발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십대들이 교회에서 어른들과 함께 신앙을 나눈다는 소속감의 형성과 함께 첨단 미디어에 의존한 교육대신, 교회전통과 예배에 대한 교육과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


◆ 정치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을 더욱 진지하게 물어 성경이 말하는 인간상을 더욱 적나라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화두가 되는 각종 윤리적 도덕적 정책과 제도들이 ‘성경 속의 인간상’보다는 ‘도덕적 인간상’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큰 만큼 복음주의권 교회는 이같은 성경 속의 인간상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데 적극적인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이다.


동성애와 동성결혼, 낙태는 계속해서 싸워 나아가야 할 문화전쟁의 주제로서 여기에 가족의 기치를 중시하는 라틴계,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의 정치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향후 50년 안에, 이미 히스패닉계 이민자를 시장으로 당선시킨 로스엔젤레스를 비롯하여 대도시들에 복음주의신앙을 소유한 이민자들이 정치의 주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여기에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묻고 성경적인 답변을 분명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권, 특히 복음주의신앙을 가진 정치인들이 반드시 해주어야 할 몫인 것이다. 첨단 생명공학의 발전과 과학적 호기심과 교만으로 범벅이 되어 상상 이상의 풍요가 주어지게 된다면, 신앙공동체와 복음주의적 정치진영은 이를 도덕적 도전으로 받아들여 인간의 본성을 재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 신학

복음주의자들은 계시된 말씀인 성경에 스스로 속박을 받는다. 즉, 성경을 떠나서는 건전한 신학이나 건강한 교회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향후 50년간, 거창한 신학적 혁신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효과적인 전도를 위한 신학의 계발에만 총력을 다 해야 한다.


절대적이고 권위를 지닌 신성을 부정하는 세계에서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의 권위와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생략한 채로 과연 무엇을 증거할 수 있겠는가. 결국 복음주의자들은 교회를 위한 신학을 해야 한다. 예수그리스도를 세상에 효과적으로 전도하는 교회공동체를 온전하게 세우기 위한 신학작업에 정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이 신학의 근거로 설정되지 않으면, 기독론적 절충이라는 유혹 앞에 쉽사리 무너지게 된다. <윤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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