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대형교회와 번영의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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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1세기 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대형교회와 번영의 복음
  • 윤영호
  • 승인 2006.1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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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대신 바람직한 사회성공법 제시  

타임지 최근호, 번영의 복음 놓고 찬반논쟁 하는 미국기독교계 소개

성도의 물질적 필요를 채우는 하나님 VS 영적인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


인종적 다양성이라는 문제 때문에 사회적 난제들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곤 했던 미국기독교의 설교주제가 최근 수년 사이 급격한 변화를 겪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에서 부유한 삶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설교주제가 부유함을 하나님의 축복이면서 신앙의 열매로 강조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님은 당신이 부자이길 원하시는가? 이를 지지하는 개혁적 복음주의자들이 늘고 있다”고 심층 보도한 타임지는, 하지만 이같은 경향을 “허튼 소리” “거짓 우상을 만드는 행위”라며 비난하는 릭워렌목사 등 입장을 달리하는 목사들의 견해를 함께 수록하고 있다. 부유함을 축복의 상징으로 보는 최근 미국주류 교단들의 변화와 찬반논쟁의 현장을 알아본다. /


사회 정치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는 최근, 미국 대형교회의 한국기독교에 대한 파워 역시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릭 워렌목사를 초청했던 사랑의 교회(담임:오정현목사)가 새들백교회의 ‘목적이 이끄는 삶’ ‘목적이 이끄는 공동체’ ‘목적이 이끄는 40일’ 등 이른바 ‘목적훈련 시리즈’를 적용했는가 하면, 기독교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온누리교회(담임:하용조목사)는 기독교리더십의 거장인 윌로우크릭의 빌 하이벨즈목사를 초청해 리더십의 모든 것을 소개했다. 또 서울신학대학교(총장:목창균박사)도 영성운동의 대가인 리처드 포스터목사(아주사퍼시픽 대학교)를 초청해 그가 이끄는 영성단체인 ‘레노바레’의 훈련방식을 소개하는 등 최근들어 유독 미국에 근거를 둔 유명인들의 초청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타임지 최근호가 보도한 미국대형교회들의 변화하는 설교경향 역시 우리나라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관심이 높다. 타임지가 보도한 내용의 핵심은, 미국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소위 메가처치의 설교흐름이 ‘번영의 신학’(Theology of Prosperity)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으로, 부자 되기 원하는 성도들의 구미에 맞는 설교를 제공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타임지는 하지만, 번영의 신학흐름을 비난하는 미국복음주의교회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포함시키며, 영적인 부요함을 가르쳤던 기독교전통을 상기시키고 있다. 지난 80년대 일시 나타났던 번영의 신학이 또 다시 나타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미국복음주의권의 견해를 덧붙이고 있는 것이다. 

타임지가 보도한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난 80년대 구가하던 번영의 신학이 최근 다시 부활한 가운데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붐을 이루고 있다고 전한 타임지의 보도는, ‘긍정의 힘’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레이크우드교회의 조엘 오스틴목사, 포터스하우스교회의 제이크목사, 월드체인저스교회의 크레플로달람목사 등 소위 미국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메가처치 교회 목회자들의 목회방침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번영의 신학을 인용하며 설교하는 목회자들의  생각을 들어보자.


기독교서적으로서 일반 도서판매량에서 상위권에 오른 ‘긍정의 힘’은 세계 보수권 교회는 물론 자유주의권 교회에까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관련, 레이크우드감리교회 템플목사는 “기독교문화에서 번영의 복음은 어디에나 있다. 가장 가까운 서점에 가서 많이 판매되는 서적의 종류가 무엇인지 한 번 확인해 보면 우리는 번영의 신학이 얼마나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3만 명이 출석하고 있는 휴스턴의 레이크우드교회 담임 오스틴목사는 자신은 결코 돈에 대해 설교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축복관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나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교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잘 되길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행복하길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청구서에 대해 지불할 돈이 필요한 것도 아시고,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원하는 우리의 생각도 아신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축복이 되길 원하신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가 부자가 되기 원하신다고 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돈에 대해 직접적인 설교는 하지 않았지만 오스틴목사는 하나님-개인의 관계를 ‘필요를 충족하는 관계’로 설정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다음은 텔레비전의 인기 설교가면서 작가인 조이스 메이어목사(Joyce Mayer)의 주장이다. “누가 천국에 갈 때까지 비참하고 가난하고 상처받고 추한 채로 있어야 하는 신앙에 들어가고 싶겠는가. 나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고 싶어 하신다고 믿는다. 하나님은 우리가 부자가 되기길 원하신다.” 그는 직접적으로 기독교신자들은 부자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설파하고 있다.

이처럼 번영의 신학은 메가처치에서 강하게 주장되며 현재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늘 비판적이어서 언제나 이방인 취급을 당해왔던 흑인교회를 점령하는 중에 있다. 매주 8,500여 명이 모이는 월드체인저스교회의 달라목사는 이렇게 설교한다. “하나님의 권능이 바로 이곳에 임할 태세로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나는 우리가 언제 교회에 나가야하는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일터로 나아갈 때 하나님의 권능이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설교는 주로 사람들이, 특히 전문직에서 성공하는데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번영의 복음은 회중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달라목사는 복음서를 인용해 설교하는 중 가능하면 신도들에게 실생활에서 태도를 연마하고 집중력과 활동력을 기르면서 일상생활에서 절도를 지키고 또 사고방식을 바꾸어 결국에는 어떻게 보다 바람직한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미국 메가처치들이 강조하는 번영의 복음(신학)은 그동안 의도적으로 무관심했던 재정(財政)에 대한 관심이 목회주제에 포함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합리와 실용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미국 중산층 이상의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메가처치들의 신 목회조류는 교인들의 기호를 따라가는 현대목회 패턴의 드러내 준다. 우리나라 대형교회들 역시 이같은 흐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새로운 경향 덕분에 혜택을 본 교단은 오순절교회였다. 오순절교단은 사실상 ‘근면히 일하는 것’, ‘좋은 가정경제 꾸리기’를 강조해 왔는데 이른바 번영의 복음 때문에 오순절교단은 미국의 주류교단으로 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국복음주의권 안에서는 이를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하며 “거짓 우상을 만드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번영의 복음에 대한 찬반양상이 가열되고 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로 우리나라에 와서 세미나를 인도했던 릭 워렌목사(새들백교회)는 번영의 복음을 ‘허튼 소리’라고 일축하며 ‘우상을 섬기는 일’이라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타임지는 기독교전통이 주장하는 대로 물질적인 부요보다 영적이 부요가 더 가치가 있다고 짓는다. 우리는 영적인 풍요와 함께 물질적인 풍성함 역시 기독교인이 누려야할 복이지만, 이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복음의 진리를 잊어버리거나 왜곡하게 하는 것은 이 시대 기독교인들이 깨달아야 할 부분이라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

즉, 부(富)와 번영, 긍정의 사고방식은 오직 십자가의 복음을 믿을 때 그 다음에 찾아오는 부차적인 것이라는 말이다. 우선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복음의 진리는 늘 세상 속에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윤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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