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수급 조절 해법 찾기(1) - 목회자 수급 균형, 현황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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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수급 조절 해법 찾기(1) - 목회자 수급 균형, 현황과 문제점
  • 승인 2001.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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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넘친다, 설 자리가 없다”

한국 교회의 성장에 기여해 온 각 교단들이 ‘목회자가 포화상태’라는 인식에 도달,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들을 연구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이제 교단들이 나서 목회자 수급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러던 중 예장고신총회가 최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총회신학부와 고려신학대학원 교회문제연구소 공동주최로 ‘한국 교회 목회자 수급 조절,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지는 이를 발췌·요약해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오늘날 한국 교회 목회자는 포화상태다. 목회자 과잉배출은 교회의 질을 저하시켰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사역지를 구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이미 교회 밖의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목회자 과잉배출은 군소 신학교의 난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교단이 나뉘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기는 신학교들, 몇 명의 목사들이 의기투합해 쉽게 신학교 간판을 걸고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행태들, 유학하고 돌아왔으나 마땅히 갈 신학교와 교회가 없어 남아도는 학위 소지자들, 이런 요인들이 군소신학교를 난립케 하고 있다.

또 그러한 신학교들의 학생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인해 공부는 쉽게 하고, 안수를 남발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생겨나고 있다. 이런 군소 신학교들로 인한 목사 과잉배출은 빨리 교회가 정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목회자 과잉배출은 비단 군소 신학교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각 교단 신학교 혹은 교육부 인가를 받은 신학대학원들까지도 이 일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특히 큰 교단일수록(합동·통합측) 이 일에 크게 기여했다. 이제는 모든 신학교들이 무계획적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던 통상적인 업무수행에서 벗어나 확실한 전망과 대책을 수립한 후 합리적인 수급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각 교단들이 해마다 배출하는 목회자 수는 얼마나 될까? 한 자료에 의하면 교육부 인가를 받은 학교는 50개 , 무인가 신학교는 2백70개 가 되며, 해마다 배출되는 신학생은 무려 6천5백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 중 학력 인정 학교에서 배출되는 졸업생은 불과 1천5백 명이라고 한다. 한국 교회의 목회자 가운데 무려 77%가 무인가 신학교를 통해서 배출되고 있다는 말이다.

70~80년대 교회 부흥과 함께 무인가 신학교와 지방 신학교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군소 교단이 난립되면서 그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그리고 한국의 주요 교단의 신학교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학생의 정원을 늘렸다. 물론 한국 교회 성장에 그것은 불가피했고 당대의 요청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장이 멈추었을 때, 즉 목회자의 수가 교회 수의 적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 교회는 이 일에 정리작업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이 일에 제동을 걸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그로 말미암아 목회자 수급에 대한 조절기능을 잃어버렸다.

지난 20년 간 계속되어 온 무계획적이고 무책임한 목사 수급 확대는 저급한 수준의 목사, 무임목사 양산, 교회간의 지나친 경쟁, 물량주의의 교회성장 추구, 목사의 도덕적 타락, 목회세습화 현상, 교권주의의 확산, 목사간의 경제적 차별의 극심, 기복주의의 심화 등과 같은 한국 교회에 질적 저하의 문제점을 가져왔다.

예장합동측은 앞으로 10년 간 은퇴할 목사는 1천 명이지만 신학대학원이 배출할 새로운 목사 후보생은 7천 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해외에서 유학 중인 목사가 1만 명 정도 되고, 이중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도 임지가 없어 못 들어오는 목사는 3천 명 정도라는 것이다.

장로회신학대학원은 2005년까지 목회연구과정이 존속되고, 호남신대와 영남신대의 목연과정도 50명 씩 모집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3~4년 안에 배출될 목회 후보자가 지금의 약 2배가 될 상황이다. 고신총회의 경우 1991년부터 2000년까지 배출한 목사 후보생의 수는 1천4백77명으로 10년 후에는 현재 2천 명에 이르는 목사의 수가 3천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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