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1세기 한국교회와 사회를 말한다-기초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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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1세기 한국교회와 사회를 말한다-기초로 돌아가자
  • 윤영호
  • 승인 2006.09.20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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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경 각색한 유사복음에 가치관 '흔들'위기

 

기독교 내용 포함한 각종 해설서와 문학작품이 더 인기 누려

성경보다 전통 중시한 중세교회에 개혁가들 ‘성경원칙’으로 대항 

최근 우리나라 도덕성의 수준을 보여준 ‘바다이야기’는 권력과 돈이 결탁할 경우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생겨난다는 사실보다는, 권력과 돈을 이용해서 부를 챙겨도 된다는 ‘죄에 대한 무감각’이 우리사회에 얼마나 깊이 침투해 있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이에 연루된 정치인들을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가운데 관연 몇이나 될까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단 한 명의 의인이 없어 불심판을 당했던 고대 구약의 소돔과 고모라성의 이야기는 그저 수천 년 전의 일만은 아닐 듯싶다. 특히 창기에게 돌을 던지려다가 예수님의 한마디에 돌을 내려놓고 돌아갔던 유대인들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다. 기독교복음이 갈수록 고급화되고 세련되어 가는 최첨단의 시대에 이렇게 추잡한 부도덕의 참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개혁주창자들은 영혼을 깨는 각성없이 이루어지는 그 어떤 반성도 무의미함을 주장한 바 있다. /


종교개혁자들은 사회부조리 타파와 부도덕을 바로 세우는 일에 집중했다. 중세시대의 교회부패를 늘어가는 헌금의 종류와 헌금이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함으로써 교인들이 얼마나 고통을 당했는지 대비시켜 폭로했다.


연약한 성도들의 신앙을 이용해 부를 축적해 가는 교회의 사리사욕이 종교개혁자들의 개혁대상이었다. 당대 사람들은 종교개혁가들의 이같은 목적을 적극 지지하고 그들의 개혁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협력했다. 부패한 사회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자각이 대중들 사이에 확산돼 갔기 때문이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기를 향해 몸부림치던 상공인들과 중산층(금융가, 법률가 등)의 개혁의지가 종교개혁가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들이 주목할 부분은 그들이 기초로 삼았던 원칙과 교본, 즉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데 사용한 거울이 무엇이엇는가 하는 점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결과를 낳은 종교개혁운동의 가장 근본은 다름아닌 ‘성경’이었던 것이다.


인문주의자였던 종교개혁자들

스위스에서 종교개혁운동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을 무렵, 개혁운동은 카리스마를 지닌 위대한 지도자를 찾고 있었다. 개혁분위기는 충만해 있었는데 이 개혁에네르기를 한 곳에 응집할 수 있는 지도력이 없었던 것이다.


이 시기 훌드리히  쯔빙글리는 교육개혁에 앞장섰던 ‘비엔나대학교’에서 인문주의운동을 전개한 지도자 콘래드 켈티스와 같은 사람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이어 그는 바젤대학교에서 강력한 인문주의훈련을 받았고 사제로 임명받아 10여 년 동안 사역하게 된다. 이 10년이라는 기간은 쯔빙글리로 하여금 개혁의 방향을 명확히 하는데 결정적인 결단을 하도록 돕는 시기였다.

쯔빙글리는 취리히 그로스뮌스터 성당의 목회자로 부임했다. 그로스뮌스터 성당은 스위스 연방 중심지인 취리히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던 곳이어서 쯔빙글리의 부임은 앞으로 그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킬 객관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부임하자마자 그는 마태복음으로 연속설교를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설교 때 주석류를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성경본문을 갖고 직접 설교하는 방식을 취한 쯔빙글리는 성경본문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번역의 오류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적하면서, 당시 중세교회가 얼마나 진리의 말씀에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혹독하게 비판하곤 했다. 성경 원어에 대한 잘못된 해석과 라틴어의 오역이 빚은 실수를 중세교회 신학의 긴간으로 삼은 것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었다.

쯔빙글리가 지적한 것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만찬의 ‘화체설’(化體說)이다. 당시 중세교회는 빵과 포도주의 겉모습은 그대로 빵과 포도주일지라도 그것들이 성만찬 과정을 통해서 내적 본질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다고 결정했다. 빵이 그리스도의 몸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쯔빙글리는 이것을 말도 않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빵은 내 몸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않된다고 반격했다. 그는 문자동일성이 아니라 반대로 ‘의미론’을 제시하면서 “빵은 예수님의 몸을 의미한다”고 해설했다. 백합의 비유, 옥새의 비유는 지금까지 애용되는 유명 구절이다.

옥새는 그 자체로는 단순히 금붙이지만 왕이 소유할 때는 왕의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것이 된다는 게 그의 비유이다. 백합 역시 그대로 둘 때는 꽃 이상의 의미는 없지만 신부의 머리에 꽂힐 때는 순결성과 헌신의 상징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성경을 직접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성경을 잘못해석해서 잘못된 교리를 낳을 뿐만 아니라 성도들을 잘못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교단에서 폭로했던 것이다. 그 개혁의 기초는 ‘성경’이었다. 이렇듯 당시 인문주의는 수사학의 화려함으로 발간된 각종 종교서적의 잘못된 해석들을 하나하나 벗겨내고 있었다. 인문주의는 복고주의운동으로,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당시 슬로건을 주도했던 거대한 흐름이었다.


감성을 자극하는 화려한 서적들 난무

쯔빙글리가 추진한 개혁은 성경에 기초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성공예감 100%였다. 진리의 터 위에 세워지는 운동은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다는 말이다. 쯔빙글리는 성경원어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고, 따라서 라틴어로 번역된 성경의 오류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중세교회의 교리들을 하나씩 벗겨냈다. 쯔빙글리에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결국 개혁운동은 성공했다.


최근 대형서점에 들어가면 화려한 서적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그 가운데는 인생성공을 장담하는 종류도 있지만 도덕성과 진실성을 주창하는 종류도 부지기수다. 특별히 기독교 코너로 접어들면 각종 유명인들이 출간한 성경관련 도서들이 빼곡하다. 정말 좋은 현상이다. 기독교출판업계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성장하고 또 세련된 것을 확인하면서 밝은 미래를 전망하게 된다.

이와함께 미국 유명목회자 초청 컨퍼런스와 사경회가 잇따라 열리며 베스트셀러 작가와 직접 만난다는 설레임을 자극하고 있다. 수년동안 한국교회 성도들이 보여준 것은 성경보다는 성경이야기를 줄거리로 하는 소설과 수필 등 ‘각색된 기독교적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경 속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끌지는 몰라도 우리는 가장 기초적이고 근원적인 ‘성경’을 등한이 한 채 각색된 기독교를 접함으로써 어쩌면 세상과 타협한 기독교성을 배울 수 있다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쯔빙글리는 당시 라틴어로 각색된 성경을 읽으며 교훈을 주었던 중세교회 성직자들을 호되게 비판했다. 교세확장을 위해서, 성도들에게 교리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각 가정에 복을 준다는 목적에서 중세교회는 열심을 다해 교회를 운영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위대한 개혁가들을 그 시대에 불러 세우셔서 왜곡된 그들의 신앙관을 바로잡게 하셨다.

성경보다는 성경을 주제로 다룬 설교집과 수필집, 소설책에 귀기울이며 신앙훈련을 한다는 최근의 경향은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현상으로 보인다. 성경통독운동, 말씀독해운동 등이 가열차게 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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