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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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오염의 경고
  • 승인 2001.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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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외화 ‘십계’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모세’가 애굽 왕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시켜 줄 것을 요청하지만 ‘바로’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때 하나님이 애굽에 내린 열 가지 재앙 중에서 첫 번째가 피의 재앙(출 7:14~25)이다.

‘모세’가 ‘바로’ 앞에서 지팡이를 들어 바닷물을 치니 물이 피로 변했다. 영화에서는 물이란 물은 다 피로 변해 버린다(심지어 컵 속의 식수까지도). 성경은 바다가 핏빛으로 변하자 물고기 떼가 죽고 물에서 악취가 났다고 했다(출 7:21).

요즘 T.V나 신문지상에 머릿기사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해안(동해안까지 번짐)의 대규모 적조 발생으로, 어민을 비롯한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TV나 신문에 실린 붉은색 바다는 마치 영화 ‘십계’의 한 장면이 연상되어 섬뜩한 느낌마저 주고있다. 적조(赤潮)란 바다의 동·식물성 플랑크톤 등이 일시에 다량으로 증식해서 바닷물의 색깔을 붉은 색, 혹은 황록색으로 변색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 발생한 적조로 인해 남해안의 어류 3백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그 피해는 점점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적조는 한반도 연안에서 자주 발생하는 고질병적인 현상으로, 발생 원인이 완전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산업화로 인한 오·폐수의 대량 유입과 이상 고온 또는 뜸한 태풍 등 악재가 겹쳐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연근해에 난립한 양식장에서 나오는 배출 물질이 바다 밑에 퇴적 물질로 남아 바다 속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렇듯 해양 오염의 경로는 전체 오염원의 80%가 내륙에서 해양으로 유입되고, 20%는 해상 자체에서 발생되고 있다. 내륙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은 4대 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유역) 등 주요 수계를 통해 연안으로 유입되거나 연안 인접 도시에서 직접 해역으로 배출되고 있다. 1970년대까지의 적조 피해는 경미했으나 극심한 해양 오염으로 인해 1980년 이후부터는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규모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레만 호수는 1950년대 초 전후 복구 작업으로 도시가 재건되고 농업과 공업이 다시 되살아나면서 점점 오염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1950년대 말에는 생물이 살아갈 수 없는 죽음의 호수로 변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가정에서 사용한 합성 세제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산업화와 도시화는 인간에게 고도의 물질 문명과 안락한 생활을 선물했지만, 편안함에 길들여진 인간들의 행태는 결국 자연을 급속도로 파괴하고야 말았다. 모든 생태계 오염의 원인이 그렇듯이 해양 오염 역시 최초 생산지는 육지로 인간의 무사안일주의와 이기주의, 그리고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에게 자연을 선물로 허락하셨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순종하는 것이다. 자연을 옳게 다스리지 못한 인간의 실수로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기독교인들은 이제부터라도 환경 친화적인 일에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개 교회적으로 환경주간을 정해 오염된 산과 바다, 아니면 가까운 근린공원에라도 견학하고 돌아오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쓰레기로 썩어 들어가는 지구 곳곳을 직접 보고 느끼고 그리고 생각하고 분석하며, 왜(?)라는 질문과 함께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 보는 것이다.

또 4분기에 한번 꼴로 환경에 관한 설교를 하는 것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 내에 환경 선교회를 조직하여 환경에 관한 의식으로 재무장해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해야 할 것이다. 성도들에게 각종 세제 바로 쓰기를 홍보하며 이웃과 함께 사용하는 공공건물, 놀이터 같은 시설을 깨끗이 보살피는 등 기초 환경 운동부터 실시해야 한다.

환경 운동은 관심 있는 특수 단체에서만 한다는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어린 나이에서부터 친환경 운동을 가르쳐야 한다. 환경을 지키는 것이 곧 나와 내 후손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길이 된다.

‘바로’왕은 하나님이 내린 피의 재앙에 대해 불감증을 보이다 열 번째 재앙까지 맞게 된다. 그 결과는 성경이 입증하고 있다. 지금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은 말할 것도 없고 동·남해안의 적조 역시 인재가 빚어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십계’의 한 장면이 자꾸 떠올라 피빛 바다가 더욱 가슴을 놀라게 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향해 보내시는 경고 메시지에 언제까지 무관심 할 것인가?

박대훈(청주서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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