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기도운동 전개하며 2천여 성도로 성장한 ‘원주 영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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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기도운동 전개하며 2천여 성도로 성장한 ‘원주 영강교회’
  • 이현주
  • 승인 2006.09.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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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신앙과 진보적 사회참여로 ‘성장’ 거듭

1980년 5월, 쓰러져가는 교회에 부임 후 새벽기도 살리고 기도와 성령체험 일으켜

민주화와 지역사회 성장에 기여… 내년 3월 7천평 대지에 3천평 규모 새성전 입당

 
1980년 5월, 서재일목사가 처음 발을 디딘 원주 영강교회는 흙벽돌로 지어진 교회당 건물과 들끓는 파리떼 뿐 성도도, 기도도, 희망도 발견할 수 없는 곳이었다. 악한 힘이 교회를 짓누르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오기가 생겼다.

서목사는 곧장 기도를 시작했다. 밖으로는 80년 5월이라는 시대적 암울함에 눈물이 흘렀고 안으로는 쓰러져 가는 교회를 목격한 비참함이 가슴을 울렸다. 눈물은 쉴 새 없이 흘렀고 그 순간, 하나님도 그와 함께 울고 계셨다. 먹을 수도 잠을 청할 수도 없었다. 오직 기도밖에 할 것이 없었다.

‘기도의 힘’ 그것이 오늘의 영강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눈물로 매달리는 목회자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성도들이 교회로 모여들고 영강교회는 뜨거운 성령의 바람에 사로잡혔다. 저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체험했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이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50여 성도에서 2천 명을 품은 교회로, 50평 흙집에서 대지 7천 평에 3천여 평 규모의 성전을 하나님께 헌당하는 대형교회로 원주 영강교회가 성장한 이면에는 단순한 진리가 깔려 있다. “하나님을 체험한 교회만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오직 기도와 금식으로만


처음 원주 영강교회에 부임한 서재일목사는 “어떻게 교회가 이처럼 쓰레기 같이 버려질 수 있을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회고했다. 어떤 악마적인 것이 이 교회를 사로잡고 있는 것 같아서 원통한 눈물이 흘러 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부임 후 곧장 그가 취한 행동은 금식 철야기도. ‘기도와 금식이 아니면 이런 유가 나가지 아니하느니라’는 마태복음의 말씀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서목사의 모습을 지켜 본 성도들은 “저렇게 굶다가 목사님이 돌아가시면 어쩌나”하는 근심과 “목사가 생명을 내놓고 교회를 살리자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호의, 그리고 금식 후에 목사가 어떤 행동을 취할까 궁금해하는 호기심으로 교회를 찾았다고 한다.

기도를 목격한 성도들에게 서목사는 기도를 가르쳐 주리라 다짐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기도운동. 20년간 없었던 새벽기도회를 처음 시작했다. 기도없는 교회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성도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교회로 찾아 들었고 직분자들은 의무감에 새벽기도에 참석했다.

새벽기도가 정착되자 서목사는 금요 철야기도를 열었다. 자신의 간증을 전하며 새벽기도, 철야기도, 금식기도, 산기도 등 4가지 기도에 동참할 것을 권고하자 성도들이 또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스로 기도의 체험이 있었던 서재일목사는 기도생활에 대해서는 성도들에게 단호한 입장을 취한다.

교회의 기도모임에 나와서는 묵도하지 말고 부르짖어 통성기도 하라는 것. 또 기도는 절대로 쉬어서는 안 되며, 하나님의 응답이 없는 것은 자신의 죄악으로 인함이라며 눈물의 회개기도를 강조한다. 기장교회의 정적인 기도와 달리 서목사는 오순절과 같은 체험을 중요시한다.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성령께서 내 속에서 나를 붙들고 하시는 것”이라며 성령의 기도를 주장하는 것이다.

또 하나님을 미치도록 사모할 것과 강청기도를 드릴 것, 능력의 목회자로부터 안수기도를 받을 것 등 기도의 일곱가지 원리를 설파하며 성도를 목양한다.

교회의 벽에 입김이 서리도록 기도하자는 목표는 곧 달성됐다. 이처럼 뜨거운 기도에 이어 쉬지 않고 기도하도록 24시간 연속기도운동도 전개했다. 그야말로 영강교회는 ‘기도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기도의 결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20년 간 은혜가 없다며 떠나 간 교인들이 돌아왔고 이웃교회 교인들도 성령을 받으러 왔으며 시민들이 전도되어왔다. 자발적으로 구성한 노방전도팀은 7개 조직으로 나눠 매일 가정방문과 병원전도, 거리전도에 나섰다. 서재일목사가 직접 커다란 십자가를 들고 골목으로, 시장으로 전도 시가행진을 벌였고 부끄러워하는 성도 없이 모두 전도에 능한 사람들로 변화되어 있었다.


보수와 진보의 ‘절묘한 조화’


영강교회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떻게 보수적인 신앙을 유지하는 교회가 진보적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다수의 교회가 신앙의 보수를 정치적 보수로 이어가는 것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서재일목사는 영강교회의 성장은 기도의 힘과 동시에 적극적인 사회참여에 있다고 고백한다. 기장교회의 특징인 진보적 사회참여는 영강교회도 역시 지향하는 바였다.

1980년 5월 광주사태가 일어났던 그 해, 금식으로 영강교회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던 서목사는 교회의 성장운동과 나라의 민주회복운동을 동시에 시작했다. ‘광주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회개하라’는 성명서를 만들었고 함석헌, 문익환, 안병무, 박형규 등 자신의 스승과 해직교수들을 정기적으로 불러 시민강좌를 열었다.

교회 안에서의 진보적 사회운동 뿐만 아니라 직접 시민단체와 연계하여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 그리고 서목사의 실천적인 신앙에 동참하는 성도들이 이 일에 함께했다. 서재일목사는 영강교회의 사회참여를 예언자적 신앙이라고 정의했다.

또 군사 독재 시절 민주화 투쟁은 90년대 들어 기아대책기구 설립과 가정법률상담소 설립, 참교육 상지대 바로세우기운동 등 사회구원으로 이어졌다. 개인구원에 치중하는 한국교회의 모순을 뚫고 사회구원에도 앞장서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서재일목사는 제사장적 기능과 예언자적 기능을 동시에 갖춘 교회라고 영강교회를 소개한다. 체험적 믿음으로 뜨겁게 기도하고 전도하며 신앙의 정의가 사회속에 뿌리내리도록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성도들이 바로 영강의 성도들이라고 강조한다.

영강교회의 또 다른 매력은 단일교회 성장에 매이지 않고 쉼없이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며 하나님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이다.

영강교회는 원주 목민교회, 원주 살림교회, 은혜교회, 영천교회, 축복교회, 속초 주님의교회, 중국 남경교회, 인도 마니플 산족교회 등 국내외에 9개 교회를 개척했다. 영강교회의 개척은 지성전으로 확대된 것이 아니고 분립개척을 통해 새로운 교회가 터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인재’를 키우는 영강교회


교회가 아무리 커졌다한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면 그 곳은 죽은 교회나 다름없다.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강교회는 젊고 역동적이다. 젊은 성도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지만 ‘사람을 키우는 목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서목사는 대예배 단상에 평신도들을 세워 자신의 간증과 체험을 성도들에게 고백하게 하고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옥고를 치른 신학생들에게 목회의 기회를 주어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예언자적 사명과 교회를 하나님 앞에 온전케 세우는 제사장적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서재일목사는 “젊은이들을 키워 내지 않으면 교회와 사회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단지 자신의 삶을 위해 신앙을 키우는 이기적인 성도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중심에서 변화시킬 힘을 가진 역량있는 인재를 교회가 키워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7천여 평의 대지를 마련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영강교회는 내년 3월 새 예배당을 헌당 한 이후 외국인 고등학교와 청소년 대안학교, 지역사회 빈곤층을 위한 어린이집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젊은 인재 양성에 힘을 쏟기 위해 교회건축도 미래 지향적으로 추진된다. 세상에 빛이 되는 크리스천,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수님의 제자를 양성하는 것이 영강교회가 추구하는 비전이다.

보수적 정치성향을 가진 강원도. 기장총회 내에서도 교세가 약하기로 손꼽히는 강원도 원주에 진보교단의 이름을 우뚝 세운 영강교회. 영강교회를 통해 본 교회성장의 비결은 끊임없는 기도와 성령의 체험, 그리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하나님의 정의, 이 세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는 너무나 단순한 원칙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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