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시대의 아픔 한 복판에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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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시대의 아픔 한 복판에 서야
  • 승인 2001.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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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 각 교단 총회를 비롯한 성결교, 침례교 등 주요 교단들의 정기총회가 9월 17일 예장통합총회를 필두로 전국 각 지역에서 개최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예년처럼 헌의된 안건들과 선거법 개정, 기구개혁, 임원선출 등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하게 될 것이다. 이번 총회가 부디 생산적 총회가 되어 교회내부 현안 해결에만 급급하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와 민족이 당면한 문제들을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여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천명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금년 총회는 남북문제와 남남갈등, 정치적 혼란과 경제악화, 가치관 혼란 등 총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총회라는 점에서 무언가 과거와는 다른 성숙한 총회가 되었으면 한다. 특히 사회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시대적 사명을 공유하면서 ‘하나됨’의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한국교회가 지난 1백년동안 우리 민족 역사의 진운과 언제나 궤를 함께 해 왔고 사회가 혼란할 때 나라와 민족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바로 한국교회가 이러한 사명을 감당해야 할 때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과 사회가 어려울 때마다 그 한 복판에서 나름대로 소망의 불빛을 비춰주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더많은 교회의 책무를 다짐하는 결단이 이번 총회의 핵심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어느 한구석이라도 희망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좌절과 한숨뿐이다. 극단의 갈등과 분열 대립이 공공연히 표출되고 있고, 한쪽에선 불신과 좌절을 넘어 나라를 등지고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사회 모든 분야가 병들어 국민 모두가 위기의 비상벨 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시대적 신앙고백과 결단을 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고답적인 이론이나 정치구호의 하향주입이 아니라 다수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대안의 생성이다. 따라서 갈등극복과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위해 누군가가 나서야 하는데 그 역할을 교회가 감당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 역할을 위해 이제는 그동안 침묵해온 건전한 사고를 갖춘 교회 지도자와 지식인들이 적극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요즘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의 각 지역 지식인들이 힘을 결집 지방분권운동에 나섰다는 소식은 시사하는바 크다. 이들은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비효율적인 중앙집권이 지속되고 있어 이를 지양하고 지방분권을 통해 새로운 한국사회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힘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인식을 공유하자는데도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같이 사회 일각의 지식인들의 목소리가 결집되는 것을 보면서, 교회도 이제는 ‘민족과 사회’라는 큰 안목에서 힘을 결집하여 사회 위기를 탈출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총회가 생산적인 총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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