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선교 기회 활용 ‘주목’
상태바
월드컵 선교 기회 활용 ‘주목’
  • 승인 2001.09.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해야 목회도 잘한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믿음의 사도들이 성경책이 아닌 축구공을 들었다.” 지난달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 30도가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도 ‘2001 할렐루야컵 전국 목회자 축구대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의 축구 사랑을 막지 못했다. 수원시과 고양시의 경기로 시작한 이날 행사에 제주를 비롯한 12개 도시의 목사 선수들은 서로의 실력을 겨루며 축구를 통한 선교 방법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했다.

이날 수원시와 고양시의 경기는 오랜 팀웍으로 실력을 맘껏 자랑한 고양시가 1:0으로 승리했다. 양 팀 목사 선수들은 전, 후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푸른 잔디 구장을 맘껏 누볐다. 교인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힘입었는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아마추어 실력을 뛰어 넘어 보였다. 국제 심판의 매끄러운 게임 운영과 2명의 목사 해설자(?)는 지켜보는 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하나님이 어느 팀에 손을 들어줄지 지켜보자”란 등 갖가지 성경 구절을 섞인 해설은 어느 축구 경기에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최근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스포츠 선교회를 통해 청·장년들을 교회로 모이도록 힘쓰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3시 안산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 오전 예배를 마친 성경제일교회 축구선교회는 상록수교회 축구팀과 친선 경기를 했다. 팽팽한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들은 승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믿음이 부족한 친구들이 축구 경기를 통해서라도 올바른 신앙 생활을 바라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이 통한 안산의 10여개 교회는 곧 연합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지역 복음화에 나서기로 했다.

선교 후원, 지도자 양성, 불신자 전도를 위해 1998년 창단한 대동감리교회(박두교목사) 선교축구단도 이미 선교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교회는 매주 토요일과 주일 오후에 지역에 있는 직장팀은 물론 조기축구팀과 경기를 가지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낮선 지역에 와서 외롭게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경기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가운데 교회를 다니지 않던 불신 남편들도 교회를 찾아오기 시작했고 지역에 있는 젊은이들 역시 교회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

처음 12명으로 시작한 선교회는 30명으로 불어났다. 축구단에 가입한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청장년 선교회에 합류하고 세례를 받았다. 이제 축구단은 나이 35세를 전후하여 비전팀, 드림팀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축구 단원들은 교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속에서 주님의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고 있다.

도봉구에 위치한 영신교회(서상기 목사)는 지난달 26일 오후 예배를 교회 야구단 창립 예배로 드렸다. 이 교회는 야구단을 통해 지역 사회 청소년들과 긴밀한 연결 고리를 마련하여 청소년들이 교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하고, 교회 청소년들도 PC방이나 노래방 등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고, 운동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의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월드컵 열기에 발맞춰 많은 교회들이 스포츠 선교회를 조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교회를 조직한 많은 교회들은 단순히 경기를 즐기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서로 간의 친교 이상의 수준을 뛰어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스포츠 선교 전문가들은 “다른 교회도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선교회 조직보다는 교회의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스포츠 경기를 통한 복음전도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주 5일 근무가 시작되면, 많은 교회들이 축구팀, 농구팀, 등산팀 등 각종 스포츠 선교회를 만들어 성도들을 교회의 공동체로 끌어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