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예방을 위한 수호천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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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예방을 위한 수호천사가 되겠습니다”
  • 공종은
  • 승인 2006.04.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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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문화대학 총학생회 ‘수호천사 호루라기’ 운동 전개


▲ 수호천사 호루라기 캠페인 포스터
젊은 대학생들의 공간인 캠퍼스도 이젠 성폭력의 위험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특히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경우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 성폭력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백석문화대학(학장:김기만 박사) 총학생회(학생회장:이윤정)가 천안지역에서는 최초로 성폭력 예방을 위한 ‘수호천사 호루라기’ 캠페인을 전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캠페인은 최근 천안지역에서 발생했던 연쇄 성폭행 사건과 매일이다시피 들려오는 여성 폭력과 관련한 보도들로 인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개된 일이어서 학생들은 물론 인근 지역의 주민들로부터도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회장 이윤정(관광학부 2학년) 씨는 “여자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 부녀자에게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저질러지는 성폭행에 대한 불안과 이런 위험에 늘 노출돼 있는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호루라기를 나누어주는 운동을 펼치게 됐다”고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총학생회는 캠페인을 위해 1차로 2천 개의 호루라기와 위급한 상황에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경찰서와 여성의 전화, 성폭력 피해상담소 등의 전화번호를 담은 스티커를 함께 제작해 배포했다. 성폭행의 대상이 힘없는 여자라는 데 있고, 또한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 부녀자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에 제한이 없는 데다 돈을 뜯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기 때문이다.


수호천사 호루라기에는 여자들이 성폭행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성폭력의 위험에 처한 여성들은 이제 호루라기를 힘껏 불면된다. 이 소리가 주위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성폭력 가해자에게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 때문이다.



호루라기는 한눈에 보기에도 깜찍하게 제작됐다. 깜찍한 모양 때문에 여학생들은 호루라기를 휴대폰에 걸고 액세서리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나누어준 스티커에 적힌 경찰서와 여성의 전화 번호는 휴대전화에 메모리를 해두기도 한다. 위급하거나 의심이 들 때 누르기만 하면 된다.

수호천사 호루라기에 대한 반응도 좋다. 이달 초 캠페인이 실시된 이후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2천여 개의 호루라기가 금방 동이 났고, 삼삼오오 학교를 찾은 여고생은 물론 어르신들 또한 자녀들에게 선물한다며 호루라기를 받아가기도 했다.


이효정(관광경영학과 2학년) 양은 “학생회가 나눠준 호루라기를 휴대폰에 달았는데 모양이 예쁘기도 하지만 밤늦게 귀가할 때도 안심이 되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다”며 기뻐했다.

수호천사 캠페인은 여학생에게 뿐만 아니라 남학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자 친구가 있는 남학생은 물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누나와 여동생들을 생각하고 가져가는가 하면, 학과 후배들을 위해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병국(외식산업학부 2학년) 군은 “여학생들이 수호천사 호루라기 운동 이후 든든해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하고, 김 군 또한 이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반가워했다.


이 캠페인이 관심을 끄는 것은 학교 차원의 움직임이 아니라 순수 학생 차원에서 시작된 캠페인이라는 데 있다. 김기만 학장은 “이 운동이 백석문화대학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점에 감사하고, 특히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운동이라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또한 “수호천사 호루라기가 성폭력 방지와 계몽을 위한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이 지역의 대학을 넘어 전국의 대학과 사회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내에서의 수호천사 호루라기 캠페인이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이 운동을 인근 지역의 대학과 연합해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이윤정 회장은 “우리 대학이 소재하고 있는 천안 안서동 지역은 대학 밀집지역으로 하숙 및 자취생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백석문화대학 총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이 운동은 인근에 있는 단국대학, 호서대학, 상명대학 등과 연합해 대대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호천사 호루라기 무료 배포가 작은 운동이기는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호신용 기기를 휴대하고 다닌다면, 성 범죄를 생각했던 자들도 함부로 힘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죄행각을 벌이지 못하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 운동이 어린이를 포함해서 힘없는 여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의 바람을 전했다.


총학생회는 수호천사 호루라기 캠페인에 대한 반응이 좋아 그 기간을 연장, 5월 가정의 달 뿐 아니라 2학기에도 배포운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백석문화대학 캠퍼스와 인근 대학, 고속버스터미널과 전철역 등으로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이 작은 호루라기 소리가 여성들을 성폭력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고, 모든 사회가 힘없는 여성들을 가족처럼 보호하게 하는 소리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러나 호루라기 소리가 아예 울리지 않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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