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철목사, 67년 만에 '목사직 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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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철목사, 67년 만에 '목사직 복권'
  • 공종은
  • 승인 2006.04.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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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평양노회, 참회 고백서 통해 "신사참배·주 목사 파면 회개"


 

신사참배 거부를 이유로 1939년 평양 남문밖교회에서 개최된 평양노회 임시 노회에서 목사직이 파면된 주기철 목사가 67년 만에  복권· 복적됐다. 


예장통합총회(총회장:안영로 목사) 평양노회(노회장:권영복 목사. 이하 평양노회)는 지난 17일 오후 8시 ‘한국 교회의 신사참배 결의와 주기철 목사의 순교와 관련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평양노회의 참회 예배’를 드리고, 주 목사를 복적시키는 한편 ‘참회 고백서’ 발표를 통해 신사참배 결의 주도와 주 목사를 파면시킨 행동에 대해 회개하고 한국 교회와 유가족 앞에 용서를 구했다.


평양노회는 이날 4백여 명의 노회원과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회 예배를 드렸으며, 주기철 목사에 대한 복적 선언을 통해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총회의 독촉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목사직 파면을 결의한 것은 원인무효에 의한 결정”이라고 말하고, “주기철 목사를 원상대로 복적·복권한다”고 선언했다.


67년 만에 이루어진 평양노회의 복적 선언에 대해 노회원들과 성도들은 박수로 환영했으며, 주 목사의 아들 주광조 장로는 용서의 답사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한다. 기쁘고 감격스럽다”며 기쁨을 표현하고, “아버지께서 살아계시면 뛰어가서 이 사실을 제일 먼저 알리고 싶다”면서 “한국 교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 고 주기철 목사
평양노회는 또한 ‘한국 교회 앞에 발표하는 평양노회의 참회 고백서’를 발표, “평양노회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강압적 통치 하에서 교회가 마땅히 지켜야 할 신앙 양심을 지키지 못하고 신사참배에 가담한 것과, 신사참배에 반대해 신앙을 고수하기 위해 일제에 항거했던 주기철 목사를 목사의 직에서 파면하고 산정현교회를 강제로 폐쇄하는 일을 자행했던 우리 노회의 죄악상을 애통하는 마음으로 참회하며 고백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다수의 교회 지도자들이 신앙 양심을 지키지 못하고 일제의 위협 앞에 굴복하고 침묵했을 뿐 아니라 그 범죄에 동참했음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고백한다”면서 “이 뼈아픈 실패는 우리 노회 역사의 치명적 수치이며 이 수치스러운 죄악을 오고가는 모든 세대 속에서 지속적으로 아파하고 기억하면서 역사의 경고와 교훈으로 길이 간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평양노회는 또한 “산정현교회를 폐쇄하는 전대미문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주 목사의 노모를 포함한 가족을 교회 구내에 있던 사택에서 추방하는 일까지 감행하는가 하면, 해방 이후에도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돌보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 목사의 유가족들을 외면하고 박대해 그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신앙의 갈등을 안고 방황하게 만들었다”면서 주 목사와 그 유가족, 후손들과 평양 산정현교회 성도들에게 머리 숙여 우리의 참람한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평양노회는 지난해 가을노회에서 ‘주기철 목사 복권 추진 및 참회 고백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평양대부흥운동 1백주년이 되는 2007년을 앞두고 일제시대에 노회가 행한 잘못들을 고백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날 예배를 통해 주 목사에 대한 복권과 함께 평양노회의 죄책을 고백하게 됐다.
 
아래 내용은 주기철 목사에 대한 복적 선언문이다.

복적 선언문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는 1939년 12월 19일 평양노회 임시 노회에서 주기철 목사가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총회의 독촉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목사직을 파면키로 결의한 것은 성경과 신앙의 근본 원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신조와 교리 및 헌법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 원인 무효의 잘못된 결정이므로, 동 결의를 취소하고 무효화하여 주기철 목사의 성명을 당시의 노회원 목사 명부에 원상태로 회복하여 복적하기로 2006년 4월 17일 제164회 정기 노회에서 노회원 전원의 기립박수로 가결하였으므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장인 나는 주기철 목사가 복적 복권되었음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언합니다.


                                                                                    평양노회 노회장 권영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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