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러 온 나라에서 더 큰 사랑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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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러 온 나라에서 더 큰 사랑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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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4.1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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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해외봉사단 ‘필리핀 디날루피안’ 봉사활동 보고(4)

강시내<한국어 교육팀>

내가 이번 필리핀 해외 봉사를 신청하게 된 동기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모집광고를 보고 신청하게 됐다.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하였고 그렇게 필리핀까지 가게 됐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참으로 다른 풍경의 나라였다. 수도에 신호등이 구비되어 있지 않았고, 유난히 나이 어린 거지들이 많이 있었다.


버스의 기능을 가진 지프니는 20명이 채 타기 힘든 작지만 화려한 차가 사람들을 목적지까지 안내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가장 놀라웠던 풍경은 차안에서 우리가 손을 들어 인사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손을 들고 웃으며 인사해 주었다. 또한 그곳은 실생활에서 모든 활동을 손으로 하기 때문에 물만이 사용될 뿐, 특별히 휴지의 이용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그곳 사람들이 우리에게 되물어 휴지를 왜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오히려 더 불 청결하지 않느냐고 했다.

나는 필리핀의 가나안 농군 학교에서 2주 동안 생활하였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곳이어서 나의 신앙과도 매치되어 더욱 좋았다. 그곳에서의 삶은 아침 5시 30분에 종과 닭이 우는 소리로 눈을 떠서, 매 식사 전 감사기도와 식탁 구호로 시작했다.



오전에는 교육봉사 오후에는 노력 봉사, 밤에는 팀원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간단한 예배와 각 팀별로 그날의 반성과 내일의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전기와 물이 부족하여 항상 절전과 절수를 해야 했지만 우리 입맛에 딱 맞는 맛있는 밥과 찬과 과일들이 매일 우리에게 힘이 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우리가 봉사한 곳은 그곳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에 위치한 LUACAN NATIONAL HIGH SCHOOL 이란 곳이었다. 그곳은 다른 학교에 비해 비교적 좋은 조건의 학교라고 했다. 컴퓨터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었으며, 꽤 넓고 많은 건물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일주일동안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해 알려주고, 낡은 건물을 고쳐주는 일을 하였다. 우리는 가나안학교에서 그곳까지 뚜껑 없는 차,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트럭을 통해 이동했다. 그 추억은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특별한 추억은 아무래도 아이들과 함께한 교육 봉사 일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말도 꽤 잘 알고 있었고, 우리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빨랐다. 필리핀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뜨거웠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우리에게 쉽게 마음 문을 열어, 시작하는 날부터 마치는 날까지 아무 문제없이 마음이 통하여 잘 끝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은 너무나 순수했고, 똑똑했다. 우리가 가르쳐주는 것을 너무 잘 알아들었고, 바로 실생활에서 적용하였다. 나는 한국어 교육 팀이었다. 우리 팀은 아이들 개인의 책과 교구를 준비하였고,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잘 가르쳐 주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였다. 실시한 수업에서 아이들이 잘 참여 해주고, 그들의 즐거운 표정을 보았기에 우리 팀원들은 뿌듯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특별히 좋았던 수업은 학생들이 우리에게 따갈로그어와 필리핀 문화를 가르쳐 주는 수업을 하여 그들도 기뻐하였고 우리도 의미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어 좋았다. 하지만 우리의 수업에서도 두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우리 팀은 그들이 한국어를 전혀 모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준비해갔는데, 아이들이 잘 알아듣고, 한국어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좀 더 깊이 있게 가르쳐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예비로 준비해갔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그 학교 학생들에게 홍보가 잘 안되어 아이들이 조금 밖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교육봉사는 우리가 필리핀에서 가장 큰 정성과 애정을 쏟았던 부분이었기에 아무래도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필리핀에서 가장 고되고 힘들었던 프로그램이 바로 노력 봉사였을 것이다. 여태껏 부모님이 주시는 것만 입고 먹고 살던 우리가 처음으로 밭도 갈아 보고, 집고치는 일을 하였으니 몸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이 끝난 후의 성취감과 밥 한 톨의 소중함을 알게 된 귀한 프로그램이었다. 아쉬웠던 점은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 마무리까지 끝내고 돌아오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웠다. 필리핀에 간지 일주일 정도 후, 우리는 2명씩 학교 선생님 댁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하지만 나는 총 5명이서 mila valle 선생님 댁으로 갔다. 그곳에서 필리핀 사람들의 문화를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너무 많은 닭들이 마당에 있었는데, 그들이 우리가 자는 시간에 울었다.

닭의 수가 많았기에 그 소리가 하나가 되었을 땐 우리에게 소음으로 들려 도시에 서만 살던 우리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한 알지 못하는 각종 벌레들과 많은 모기들이 음식을 먹을 때, 얌전히 앉아 있을 때까지도 우리를 공격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낯선 환경 탓에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손으로 밥을 먹고, 이곳의 성당에도 가보고, 시장체험도 하였다. 그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준 사랑은 말로 다 표현 못할 정도로 큰 것이었다. 비록 2박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내 마음 깊은 곳에 남게 되었다. 이곳에서의 추억은 모두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


보통 봉사기간이 3주인데 우리는 2주라는 짧은 시간이었기에 쉬지 못했고 영어와 따갈로그어 공부를 전혀 하고 가지 않은 점이 후회된다. 홈스테이 2박3일 동안 밥만 먹고 잠만 잤던 짧은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교육봉사 3시간을 잘 활용하여 각 팀 아이들과의 만남 뿐 아니라 전체 아이들과의 만남이 매일 있었다면 더 많은 아이들과 교제를 나누고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서 친절하고 진정한 사랑을 가르쳐 주러 갔던 우리에게 오히려 참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몸소 느끼고 도리어 가르침을 받고 온 뜻 깊은 시간이 된 것 같다. 나는 14일 동안 있었던 필리핀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평생 그리워 할 것이며, 이곳에서 배운 따뜻한 사랑을 한국에서도 나누고 전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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