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어불성설(語不成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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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어불성설(語不成說)
  • 승인 2001.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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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BC 463년 경)는 누구나 다 아는대로 인도인이다. 인도의 히말라야 산기슭에 있는 가바라 성의 성주 정반왕을 아버지로, 마야 부인을 어머니로 태어났다.

그는 무신론자였다. 그는 “하나님 같은 것은 없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번은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이 “신은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침묵했다. 더욱 물으니까 그는 “어리석은 질문하지 말라”고 대답했다. 그의 마지막 유언은 “나의 불상을 만들지 말라”였다. 그는 또 “나의 사원을 짓지 말라”고 했다.

불타 이후 5백년 간 불상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밖에도 그는 영혼이란 없다, 죽음 다음의 생은 없다, 천국 같은 것도 없다 등의 말을 남겼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불교는 변질해 갔다. 불교는 무신론을 버리고 다신론 종교가 되었다. 힌두신들은 거의 받아들여졌고, 각처에 전파되는 대로 각 지방 샤머니즘과 결합되어 무수한 무속신들이 합류되었다. 따라서 일찍이 일본인 학자 도미나가는 “대승불교는 석가 자신의 교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의 석가는 불교의 최고신이 되었다. 그의 불상은 불교 제단의 본존불 입상이 되었다. 그는 생전에 그의 제자들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는 당신의 경지는 어느 정도 높은 것입니까”하고 물었을 때 “나는 전지전능하지 않다”고 답했었다. 그러나 이제 누구와도 비교될 수가 없는 전지전능의 신이 되었다. 일단 역사적 인물을 불상화 해 놓고 보니 과거에도 부처가 있었을 것이 아니냐 해서 수많은 과거불을 만들었고 덩달아 미래불도 있을 것이라 해서 많은 미래불을 만들게 되었다.

가상불(假想佛)을 마구 만드는 불교의 역사적 풍토에서 고려 승 일연(AD 1206~1289)은 단군신화를 조작한 것이다. 환인, 환웅, 단군을 내세운 것. 그가 무슨 생각에서 그런 것을 꾸며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날 이 민족에 큰 올무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또 그 본인을 위해서도 정말 통탄할 일이다.

그러면 대체 환인이란 무엇인가.
불교의 주신 석가이다. 일연은 환인은 제석(帝釋)이라고 밝혔다. 제석을 풀이하면 석가제파인타라(釋迦堤婆因陀羅)이다. 이것을 분석하면 세 단어로 되어있다. sakiya-deva-indra이다. ①sakiya는 석가이다. ②deva, 제파이니 여기서는 하늘을 나타내는 말이 된다. ③indra는 힌두교의 신으로 뇌정신(雷霆神), 즉 구름·비·바람 등을 주장하는 신으로 Rgveda경(經)에 실려져 있는 신들 중에 최고신이다. 여기서는 의역으로 사용되어 위의 deva와 함께 천제를 의미한다. 그리하여 단군신화의 환인 밑에, 괄호 안에 ‘위제석야’(謂帝釋也)라고 기록되어 있다. 저희 말대로라면 하느님이라는 말이다.

단군신화를 연구한 모 외국인 학자는 환인을 제석이라고 표현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불교도가 후대에 날조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단군신화는 소위 고조선 신화라고 말하면서 당시는 한반도에 아직 불교가 들어오지 않은 시기였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치상 매우 합리적인 평이라고 생각된다. 지금도 단군 신봉자들은 소위 환인을 조화신(造化神)이라 하고, 그의 아들 환웅을 교화신(敎化神)이라 하며, 환인의 손자 단군을 치화신(治化神)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고기(古記)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면서 “단군은 천신의 피를 받은 거룩한 신이다”고 말한다. 얼마나 허무맹랑한 말인가.

대체 단군이란 무엇인가. 그들의 말대로 하자. 한국 민족의 뿌리이자 선조가 인도 사람 석가의 피를 받은 친손자 단군이라고. 어불성설(語不成說)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단군신상을 공공시설에 세워 놓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국조(國祖)라 고억지를 부린다. 정말 어찌하여 이런 꼴이 되었는고.

박기만목사(예장고신 은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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