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 하면 할수록 너무 멋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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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하면 할수록 너무 멋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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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4.0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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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해외봉사단 ‘필리핀 디날루피안’ 봉사활동 보고(3)


박미영<태권도팀>

해외봉사를 다녀온 친구들이 “꼭 한번 해외봉사를 갔다 와라.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올 것이다”라는 권유가 있었다. 또한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여 무엇이든 늦었다는 생각에 빨리 빨리,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만 바라보고 달렸다. 그로인해 성취감은 생겼다. 하지만 무언가 이것은 아닌데,,, 뭔가 빠뜨리고 앞만 보고 뛴 것 같은 아쉬움이 계속 맴돌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침 필리핀 해외 봉사 광고를 학교 게시판에서 보게 되었다.


생각을 넓히고 지금까지 살아 왔던 것을 되돌아보기 위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선뜻 지원하게 됐다. 모르는 것을 새로 배운다는 것은 그 순간엔 정말 힘들고 포기 하고 싶지만 힘든 과정이 지난 다음은 정말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 교육봉사로 태권도 팀에 지원을 했다.


한국어교육·컴퓨터·난타팀도 있었지만 영어가 부족하다고 느낀 나는 몸으로 열심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태권도 팀에 들어갔다. 이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왜냐? 한번도 태권도를 배워보지 않은 내가 태권도를 하기란 정말 힘들었다. 태권도 학원에서 몇 달 동안 배우는 과정을 몇 주 만에 배워야 했기 때문에 많은 힘든 과정을 견뎌내야 했다. 나의 태권도 하는 모습을 보고 팀원은 “율동하냐? 무슨 기체조를 하냐?”하며 놀렸다. 정말 울고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하면 잘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배우고 따라하고 노력했다.

그 힘든 순간들이 지나고 필리핀에서 교육봉사를 했을 때는 정말 좋았다. 완벽하게 태권도를 배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태권도를 통해서 아이들과 만나고 웃고, 몸을 부딪치며 교육했던 잊지 못할 순간들이 좋았다. 태권도를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의 큰 행사인 크리스마스 때 우리가 봉사를 가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교육 받으러 온 아이들이 적어서 속상했다. 그런데 구경하기 위해 동네 꼬마들이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그래서 우리는 동네 꼬마아이들을 모아 ‘유치부 태권도 팀’을 만들어 교육하게 되었다. 동네 꼬마들이 얼마나 열심히 태권도를 배우던지... 우리의 교육봉사 의미가 더 컸었다.


봉사를 하면서 나는 얼마나 축복받은 곳에서 교육을 받았는지 감사함을 느꼈다. 그 곳 아이들은 가르쳐 주는 대로 스폰지처럼 바로 흡수를 하고 많은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많았지만 환경이 매우 열악하여 그 능력이 어둠에 가려서 빛을 못 보는 아이들이 있었다. 정말 안타까웠다. 그러면서 이곳에 와서 정말 사소한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봉사가 끝나고 점심을 먹고 나서 노력봉사를 하였다. 페인트를 바르기 전에 사포로 벽을 다듬기, 창문에 녹슨 자국 베끼기, 페인트칠하기 등 모두 처음 하는 거라 서툴고 매우 힘든 작업이었다. 끝이 안 보이는 작업에 한 숨이 나오기도 하고 몸이 지쳐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모두 힘들면서도 자기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는 팀원들을 보니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 우리 맑은누리 팀의 남녀 비율을 보면 남자 4명에 여자 15명이라 노력봉사 작업이 매우 늦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필리핀 아이들이 우리 일하는 모습을 보더니 “도와주고 싶다”고 하여 그들과 함께 노력봉사를 하였다. 우리를 향한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날은 어느 때 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하였던 생각이 난다.

가나안 농군학교에 도착해서 노력봉사로 ‘녹두 밭 김매기’를 했다. ‘김매기’ 단어가 무엇인지 모른 체 잡초인지 녹두인지 몰라 녹두 뽑기를 몇 차례... 녹두를 다시 심기를 몇 차례...(땅이 비옥하여 뽑았던 녹두를 땅에 묻으면 다시 자란다고 함. -정말 다행이었다. 내가 녹두밭을 없애는 줄 알았다.^^) 노력봉사가 끝나고 깨끗해진 녹두밭을 보았을 땐 정말 입가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김매고 밥을 먹는데 정말 꿀맛이었다.^^ 가나안 농군학교에서는 식탁구호를 외치고 밥을 먹는데 그 중 어느 구절이 생각난다. “일하기 싫거든 밥을 먹지 말라.


필리핀에 대하여 알려면 홈스테이를 해야 한다. 처음에 홈스테이에 하는 것에 걱정이 많았다. 어떻게 2틀 동안 필리핀 사람과 같이 지낼까? 짧은 영어 실력으로 어떻게 무슨 말을 하며 지낼까? 하지만 실제 홈스테이를 해보니,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필리핀의 생활을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처음에 홈스테이를 가자 ‘비빔까’라고 해서 크리스마스 때만 먹는 음식을 주셨다.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샤워를 하고 나오니 또 식탁에 밥이 차려져 있었다.

설마 했는데 아까 먹었던 ‘비빔까’는 오후 간식이고 또 저녁밥을 먹어야 했다. 정말 배불렀지만 홈스테이 아주머니의 성의를 생각하면 거절 할 수가 없어서 “으흐흐흐” 웃으면서 매우 맛있다며 먹었다. 홈스테이 하신분이 영어 선생님인데, 영어를 얼마나 잘 하시는지 영어를 잘 못하는 나는 아주 짧게 대답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의사소통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왜냐하면 홈스테이 하면서 언어의 장벽을 뛰어 넣는 것이 있었다. 바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상대방에게 다가 간다면 언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손으로 먹는 필리핀 생활부터 음식은 무슨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지 필리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려고 정말 노력하셨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필리핀 야시장을 데리고 가서 구경시켜 주시고 길거리 음식도 먹었다. 정말 많음 것들을 구경하고 필리핀에 대하여 좀 더 알 수 시간들이었다. 홈스테이 가족들과 그들이 우리에게 준 사랑이 그립다.

 

마지막 closing ceremony에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필리핀 아이들이 우리를 위해 “보고 싶다”라는 노래를 준비하여 불러 주었다. 이젠 헤어질 거라는 슬픈 마음에 울음바다가 되었다. 2주 동안 아이들에게 받았던 사랑, 추억, 행복했던 순가, 힘들었던 순간, 고마움. 그 노래를 들으면서 영화의 필름처럼 지나갔다. 필리핀에 오기 전에 ‘내가 가서 무언가를 주고 오는 거라’ 생각을 하였는데 오히려 많은 것들을 느끼고, 안고 왔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할 잊지 못할 추억과 많은 친구들을 만들었다. 이 경험은 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2주 동안의 경험이었지만 앞만 보고 달렸던 나에게 옆에 있는 친구, 뒤에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장님의 말씀처럼 나만 행복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해야 “참된 행복” 이라하셨던 말을 깊이 새겨봄으로써 지금부터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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