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땀이 꿈으로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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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땀이 꿈으로 피어나기를
  • 관리자
  • 승인 2006.03.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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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해외봉사단 ‘필리핀 디날루피안’ 봉사활동 보고(2)

장종숙<백석봉사단 부단장>

2005년 12월 16일 인천공항을 거처 필리핀에 도착했다. 한국과 너무 다른 생활환경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6.25 전쟁 당시 만 해도 우리나라를 도울 만큼 여유를 가진 나라였지만, 지금은 어느 도시를 보아도 옛 풍요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였다. 특히 우리의 봉사지역인 디날루삐안은 필리핀의 작은 도시로 한국의 70년대 농촌 마을을 연상케 했다. 이런 생활환경속에서도 그들은 따뜻한 마음과 눈길로 우리 봉사단원들을 맞아 주었다.


12월 19일, 우리 팀원은 그동안 준비하면서 갈고 닦은 실력을 시장님과 루아칸고등학교(Luacan national hight school) 교사 그리고 학생들 앞에서 발표했다. 먼저 오프닝 무대에서 한국어교육팀은 발랄한 춤과 율동으로 현지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난타공연팀은 전통악기인 북을 힘차게 두드리며 경쾌한 소리로 현지인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또한 흰색 도복을 깔끔히 차려입고 힘찬 구령과 함께 태권무를 절도 있게 추던 태권도팀과 오색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선보인 여학생 부채팀은 루아칸고등학교 학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여학생 부채팀은 때마침 필리핀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미리 알고 대장금의 ‘오나라송’을 선택해 부채춤을 추니 관중석 여기저기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너무 긴장해 약간의 실수도 없잖아 있었지만 모두들 훌륭히 해냈다.


이튿날부터 시작된 교육봉사활동 시간. 처음 기대와는 달리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아 조금은 실망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우리 봉사팀은 한국어교육팀, 컴퓨터교육팀, 태권도팀, 난타팀 등으로 나누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선을 다해 교육봉사활동에 들어갔다.

조금은 서툴지만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저마다 최선을 다해 열과 성의를 가지고 가르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또한 그날그날 평가회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며 내일을 기도하며 준비하는 모습…, 바로 우리 백석인의 모습이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런 모습으로 국제화시대에 부응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정말 밝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교육봉사활동에 이어 오후시간에는 노력봉사활동으로 루아칸고등학교(Luacan national hight school)의 교실 3개를 보수하기로 했다. 교실을 살펴보았을 때 너무 놀라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한참을 애써야 했다. 교실 내부에 쌓인 먼지와 지저분한 낙서, 뚜껑 없는 책상과 부서진 걸상, 천정 없는 지붕, 곳곳이 깨어진 창문 등은 교실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었다. 교실 벽면의 페인트는 너무 오래되어 벗겨지고 창틀은 녹슨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나마 이런 교실도 모자라 서서 수업을 받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었다. 아마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감사할 따름이었다.


봉사단 모두는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 없이 때 묻은 페인트를 베껴내고 창틀의 녹도 열심히 닦고, 새로이 교실 벽면을 페인트칠 해 나가는 등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교실이 우리의 손길에 의해 깨끗이 정리돼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각자 마음이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우리의 땀과 노력이 이곳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쁨과 꿈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쉬는 시간 간간히 그곳 학생들과 어울려 한국어와 한국 연예인 이야기를 나누며 따갈로그어를 배우는 봉사단원을 보면서 우리 학생들이 봉사자의 역할과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던 점은 그들과 대화하는 유일한 언어가 영어였는데, 몇몇 학생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해외봉사활동을 마치면서 ‘봉사’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상대에게 조금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남을 도움으로써 더 큰 기쁨과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을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 내가 가지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 남에게 준다는 것을 잠시 잊고 살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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