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생 21명 “이제 대학생입니다”
상태바
소년원생 21명 “이제 대학생입니다”
  • 공종은
  • 승인 2006.03.17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석문화대학 ‘천안소년교도소 제2기 입학식’, 2년 후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한때 방황하면서 씻지 못할 죄를 지었지만, 이제 2년 후 사회에 대한 보답으로 그 잘못을 씻겠습니다.”

소년 수형자 21명이 백석문화대학(학장:김기만 박사)에 입학했다. 이들은 천안소년교도소(소장:김영수)에 수용된 수형자들로, 교도소 수감으로 인해 학업은 물론 대학 진학의 꿈을 접어야 했지만, 백석문화대학과 청소년문화재단의 도움으로 21명 모두 사회복지학부에 입학해 앞으로 2년 동안 전문대학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백석문화대학은 16일 오전 11시 김기만 학장과 김영수 소장, 후농청소년문화재단 관계자와 가족 등 약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6학년도 백석문화대학 신월캠퍼스 입학식’을 갖고, 이들이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후농청소년문화재단 또한 소년 수형자들의 등록금과 교재비 등을 위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학생들의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김기만 학장은 21명에 대한 입학을 허가하고, 환영사를 통해 “이곳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동안 하나님과 좋은 스승을 만나라”면서 “전공 분야에서 전문인이 돼라”고 격려했다. 또한 “훌륭한 인성과 전문인으로서의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삼고 이들이 졸업 후에 꿈과 희망을 가지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수 소장 또한 축사를 통해 “젊음의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학업에 열중함으로써 한때의 과오를 극복하는 멋진 청소년으로 거듭나길 소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백석문화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장 모 학생은 1년의 대학 생활을 담은 소감문을 발표, “18살 어린 나이에 너무도 큰 죄를 지어 수용자라는 신분으로 살아왔지만, 1년 동안 사회복지 공부를 하며 나보다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길을 열어준 백석문화대학의 도움을 절대 잊지 않고 받은 도움을 수백 배로 되갚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학 생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모 학생 또한 “처음에는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공부가 재미있고, 사회에 나가서 뭔가 할 일이 생겼다는 생각에 내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입학식 후에는 21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첫 수업이 진행됐다. 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했고, 정 모 군은 “학교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어린이집을 개원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입생들에 대한 학비는 전액 무료이며, 백석문화대학이 등록금의 50%, 나머지 50%는 김상현 전 의원과 김진현 전 과기부장관, 김현재 삼원그룹회장 등이 설립한 후농 청소년 문화재단이 지원한다.

입학한 21명의 학생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주 23시간씩의 강의를 듣게 되며, 2년 동안 80학점을 이수하고 졸업하게 되면, 전문학사 학위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백석문화대학은 지난해 전국에서 최초로 천안소년교도소 내에 백석문화대학 신월캠퍼스 사회복지학과를 개설해 소년 수형자 30명을 1기 입학생으로 받아 수업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가석방과 출소 등으로 인해 28명이 2학년에 재학 중에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