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문명의 도전에 대비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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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문명의 도전에 대비하고 있나
  • 승인 200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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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습버리고 소망의 빛 발하는데 온힘 기울이길...

명실상부한 21세기를 출발하면서 우리는 교회가 두 가지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하나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기술문명이 교회에 던지는 도전들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고, 또 하나는 교회가 과연 ‘총체적 위기’로 표현되는 지금 이 현실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고 출발해야 하느냐이다.

우선 그 첫번째 문제로서, 인류의 삶을 둘러싼 조건들의 급격한 변화가 인간의 가장 내면 적 부분인 종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데 대해 깊은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생명과학 과 컴퓨터가 극도로 발달할 21세기에도 종교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계속될 수 있을 것인 가? 물질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거룩함’과 ‘깨달음’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현대문명과 종교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작업이 세계 종교계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 대해 한국교회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이러한 이슈는 인간 삶의 양식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데 따라 급변하는 기술문명이 전통적인 종교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예컨대, 종교들이 반드시 직면하게 될 과제인 ‘네트워크’사회로 대변되는 세계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1세기에 세계종교들은 ‘인간’과 ‘생명’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새로 등장할 세대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등이다.

이미 로봇 공학의 발달 등으로 인간과 기계의 구별이 점점 모호해져 가며, 생명복제 기술의 발달로 삶과 죽음의 경계가 애매해질 것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처럼, 전통종교의 미래는 바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번째 문제는 비록 우리가 21세기를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거기에 걸맞은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느냐의 반성이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 진정한 21세기는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현실 비판에 목소리를 높인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은 새 세기를 여유있게 내다 보기에는 우리의 상황이 너무 힘에 겹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총체적 위기’로 표현되는 절망의 현실에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소망의 빛을 발해야 하는 것인데, 한국교회가 모두 그러한 결단속에서 새 세기를 내딛고 있느냐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새해 벽두부터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해야 한다. 기술문명의 발달이 교회에 주는 도전에 확고하게 대응할 채비를 갖춰야 하며 교회의 온 힘을 절망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소망의 빛을 발하는데 쏟아야 한다. 소망의 빛이란 의로운 삶으로 나타나야 하며 사랑과 화해의 열매로 나타나야 한다.

눈앞에서 잘못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군자인양 점잔만 빼고 있다가 나라꼴이 엉망이니 하고 떠드는 것은 자기 기만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교회는 구태의연한 구습을 버리고 본연의 모습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21세기를 20세기 또는 19세기적으로 풀어 나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볼 일이다.

질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과제에 확신있게 대처하면서 스스로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21세기를 출 발했다고 말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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