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이해진 기강 이래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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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해진 기강 이래도 됩니까
  • 승인 2001.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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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 나라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 같다. 기강이란 규율과 법의 질서를 말한다. 해이란 마음의 긴장이나 규율이 문란해져 느슨해 진 것을 뜻한다. 계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에는 라오디게아 교회가 있다. 그 교회의 특징은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미지근한 교회로 꾸중을 받았다.

지금 우리나라는 모든 영역에 걸처 기강이 문란해져 있다. 백성들이 법을 지키지도 않거니와 나라의 공무원들이 법대로 정직하게 다스리지도 않는다. 국민 서로서로가 법과 질서를 지키려 하는 노력이나 권면도 없다. 달리던 버스나 택시가 도로 복판에서도 승하차를 일삼는다. 물론 교통신호도 정확히 지키지 않는다. 도로의 상당부분까지 장사하는 물품을 진열해 놓아도 누구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다.

예년과 다름없이 금년 피서철에도 그 기강은 말이 아니었다. 전국의 바다, 강, 산이 온통 쓰레기 강산이었다. 지난 5일 해운대에는 80만 명의 피서객이 몰렸으며, 거기에 음식 쓰레기를 먹으려고 몰려온 3천 마리의 비둘기들의 배설물로 백사장까지 오염됐다고 한다.

피서질서 뿐만 아니라 국제관문인 공항이나 기내도 마찬가지다. 작은 시행착오들을 서로 이해하지 못한 공항추태, 기내 난동, 과음, 흡연, 성희롱 기타 규정위반으로 나라의 위상은 말이 아니다. 해운대의 피서질서를 본 한 외국인은 이런 해수욕장은 처음 봤다고 했으며 이 부끄러운 항공질서는 국제회의에서까지 거론됐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런 모습으로 과연 2002년 월드컵 주최국으로 세계 손님을 맞을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내년에는 대선까지 있으며 요즘에는 주5일 근무제도까지 성급하게 대두되고 있다. 세계에서 노는 날이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니 국민복지를 선용치 못하면 집나간 탕자의 모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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