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담근 김장, 이웃과 함께 나눠요”
상태바
“사랑으로 담근 김장, 이웃과 함께 나눠요”
  • 공종은
  • 승인 2005.11.23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석대-천안대 ‘사랑의 김장 나누기’, 2천7백 포기 독거노인-소년소녀 가장에게 전달



의지할 곳 없는 독거노인, 장애인 가정, 저소득층 소년소녀 가장들, 늦은 밤이 되도록 혼자 생활해야 하는 공부방 아이들... 이들에게 겨울은 유난히 길다. 특히 김치 파동이 한번 휩쓴 이후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여서 올 겨울 김장에 대한 걱정은 다른 해보다 더 태산이다.

그러나 이들을 위해 사랑으로 모인 사람들이 있다. 백석대학(학장:허광재 박사)과 천안대학교(총장:장종현 박사) 교직원과 학생 1백50여 명이 지난 18일 이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으로 모였다.

천안시내 26개 읍, 면, 동에 있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달될 2천7백 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 참여한 교수들과 직원들은 근무 시간을 쪼개고, 학생들은 빈 수업시간에 틈을 내 김장을 담그는 장소를 찾았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1백50여 명. 모두들 팔을 걷어붙이고 김장 담그기에 뛰어들었다. 점잖으신 학장님도 부총장님도, 교수님, 교직원, 학생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이 맛있는 김치가 올 겨울을 힘겹게 보내야 하는 이들에게 전달돼 김치 걱정을 한시름 덜어주기를 바라고, 올 겨울을 맛있고 따뜻하게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다.

누구 한사람 힘들다는 사람 없이 부지런히 손들을 놀린다. 왼손으로는 잘 절여진 배추 한포기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적당한 김치속을 퍼서 노랗게 절여진 배추 이파리를 젖혀가며 김치 구석구석에 맛깔스런 양념이 배도록 바지런하게 손을 놀리는 솜씨들이 한두번 담가본 솜씨들이 아니다. 매운 김치속을 잔뜩 버무린 김치는 보기만 맵지만 서로의 입에 넣어주는 김치는 달콤하고 고소하기만 할 뿐이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와 관련 장종현 총장은 “배추 포기마다 정성스럽게 버무린 양념에 이웃 사랑을 듬뿍 채워 넣겠다”면서 “이웃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은 이제 우리 대학의 중요한 코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허광재 학장 또한 “아침에 벌써 집에서 세포기나 김치를 담가두고 나온 길”이라면서 “양 대학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참여에 대해 감사한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가 계속 진행돼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계기가 되고, 이 김장이 소외된 이웃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는 한국인들만 참가한 것이 아니었다. 중국과 일본, 르완다에서 교환 학생으로 온 9명의 외국인 학생들도 참여, 눈길을 끌었다.

르완다에서 교환 학생으로 온 하비바나 길버트 군(정보통신학부)은 한국에 온지 벌써 5년. “김치를 좋아한다. 맵지만 잘 먹는다”면서 “김치 담그는 일이 재미있고 이웃들을 위해 나누어지는 것이 기쁘다”고 말하고, “오래 참여하지 못해 아쉽지만 이웃들을 위한 마음으로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모두 부지런히 손을 놀린 덕에 김치 담그기도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오후부터 각 가정으로 전달된 김치 배달에는 양교 학생들과 교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원들이 끝까지 참여하는 정성을 보였다. 김치 전달에 나선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힘든 생활을 위로하고 함께 기도하기도 했다. 수북이 쌓인 설거지와 집안 청소도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고 거뜬히 해냈다.

사랑의 김장을 전달받은 가정들에서는 모두 “감사하다”는 말밖에 다른 표현을 찾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김장금이 비싸서 김장을 못먹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정성으로 담근 김치를 가져다주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한시름 놓았다”며 거친 두 손을 연신 모았다.

“백석대학과 천안대학교에서 담가준 김장김치 덕분에 올 겨울을 잘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