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선교에 중독, "모슬렘도 동구권도 두려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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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선교에 중독, "모슬렘도 동구권도 두려움없다"
  • 이현주
  • 승인 2005.11.02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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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끼에띠 국제콩쿨’서 1위한 바리톤 홍기성씨

 




지난달 14일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는 예장 합동정통 신임총회장에 선출된 홍태희목사의 취임 축하예배가 열리고 있었다. 5백여 축하객들이 모인 자리에 등장한 깜짝 게스트. 굵직한 음성으로 객석을 압도한 바리톤 가수는 다름 아닌 홍태희목사(은실교회)의 장남 홍기성씨. 이탈리아에 유학중인 아들이 아버지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한 것이다.


로마연합교회 남성중창단 ‘12사도’(도이치 아포스톨리)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홍씨는 10월 한 달간 전국을 돌며 찬양선교를 하던 중이었다.

4살 때부터 “나는 이다음에 목사님이 될꺼야“라고 말해 종종 가족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지금 찬양사역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 오페라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으며 차근차근 한 걸음씩 도약하고 있는 바리톤 홍기성씨를 만나보았다.

이탈리아 유학의 기도의 응답

타고난 실력으로 대학과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홍기성씨에게도 유학의 꿈이 있었다. 그러나 목회하는 아버지에게 유학하는 아들이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막 결혼한 아내 김혜경씨는 피아노 전공자. 그런 아내까지 지금 이탈리아 로마에서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것은 한마디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는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자식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신 아버지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목사의 아들이니 예배가 열리는 매 시간마다 교회에 나가야했어요. 하루는 아버지께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집에 누워 있었지요. 아버지의 호통을 듣고 주섬주섬 일어나 심야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맨 뒷줄에 앉아 듣는 둥 마는 둥 했나 봐요. 그런데 그 때 아버지께서 성도들에게 우선되는 것부터 기도제목을 하나씩 적어놓고 기도를 시작하라고 말씀하셨죠. 저도 그 자리에서 기도제목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간절히 하나님께 간구했습니다. 아마도 평생 처음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던 것 같아요.”

그가 적어 내려간 기도순위 중 1순위는 역시 유학이었다. 그리고 다음은 학교에서 퇴학당한 후배의 안타까운 사연을 고하며 그의 복학을 기원했다. 마지막 기도제목은 음악으로 하나님께 인정받게 해달라는 것.

우연이었을까. 며칠 지나지 않아 대학원 담당 교수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아버지와 장시간 통화를 하더니 먼저 유학이야기를 꺼내시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어려운 형편을 뒤로한 채 아들과 며느리의 후원자가 되어 주셨다.

첫 번째 기도가 응답받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어 후배도 복학을 하면서 두가지 기도가 모두 응답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남은 응답은 “세상에서 인정받고 하나님께 칭찬받는 음악가가 되는 것”.

“머지않아 또 한번 하나님의 응답이 있을 줄로 믿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며 제 실력을 쌓아 나가는 것뿐이죠.”

홍기성씨는 현재 이탈리아 비보발렌티아 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가 주목받는 성악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탈리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 3월부터 출전한 국제 콩쿨 중 두 번째와 세 번째 콩쿨에서 입상을 했다. 그것도 이탈리아 중부지방에서 열린 끼에띠 콩쿨에서는 성악부문 1등의 영예를 안았다. 이것만으로도 성악가로써 인정받을 발판은 충분히 마련했다. 그러나 홍씨는 좀 더 내실을 갖춰야 한다고 겸손히 말한다. 오페라 무대의 경험을 더 쌓은 후에 한국무대에 도전할 생각이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니, 하나님을 영광되게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12사도` 통해 세계 누비며 찬양전도

그가 활동하는 ‘12사도’ 이야기도 들어 보았다.

로마연합교회는 10년째 로마에 자리하고 있는 한인감리교회다. 이곳 성도 대부분이 이탈리아에 유학 온 음악가들. 그러다보니 예배 때 울리는 회중찬양도 거대한 합창단의 울림과 같다. 혼성합창단, 여성중창단, 남성중창단 등 교회에 속한 연주단도 많다. 로마연합교회는 교회 산하에 로마문화원을 조직, 연주단을 해외로 내보내며 찬양선교를 하고 있다. 문화원 자격으로 합법적 선교를 하기 위함이다. 연합교회는 선교가 용이한 미주미역을 시작으로 동구권과 아프리카, 모슬렘지역 등 복음불모지를 돌며 찬양단을 파송한다.

‘12사도’ 역시 선교를 위해 구성된 남성중창단. 체코와 헝가리, 모로코 등에서 공연한 바 있다. 군인들을 총을 들고 지키는 자리에서 노래할 때면 몸도 마음도 경직되지만 그들에게 찬양곡을 전하고 감동이 전달될 때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린다고 했다.

“공산권에서는 아직도 공연 전에 악보까지 검열하곤 합니다. 찬양을 하고 싶지만 기독교음악은 안된다고 잘라 말하기도 하죠. 그러면 지휘자들이 기독교음악이 성악의 시초인데 어찌 뺄 수가 있냐며 용감하게 대들 때도 있습니다. 저희들이 주로 부르는 찬양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로 ‘아멘’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곡을 한국어로 부르죠. 하지만 그 곡에는 하나님의 감동이 담겨져 있지요. 듣는 이들이나 부르는 이들 모두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답니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청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전할 때면 눈물이 핑 돌곤 합니다.”

그는 찬양선교는 “마약과 같다”고 표현했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찬양선교는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곳을 찾아가고 싶어집니다. 그것이 음악의 힘이죠. 음악은 거부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박해지역도 음악과는 손을 잡아줍니다. 예배가 주는 감동의 50%는 찬양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우리 ‘12사도’들은 모슬렘지역이나 동구권에 찬양선교를 나갈 때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임한답니다.”

앞으로 그가 이탈리아에 머무는 시간은 2년 정도. 귀국 후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그때쯤이면 오페라 반주자로 함께할 영원한 동반자 김혜경씨와 음악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면서 사는 제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가장 큰 기쁨이기도 해요. 하나님이 제게 야곱과 같은 축복을 허락하신다면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습니다.”

홍씨는 음악으로부터 소외된 지역교회들을  모아 성가대 연합세미나를 열고 교회의 음악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개척교회, 미자립교회들을 찾아다니며 자비량으로 찬양선교를 하겠다는 것. 어린 시절 목사가 되겠다고 떠들었던 아들은 이제 음악가가 되었고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더 큰일을 해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길은 어느 곳에 나 있는 것 같아요. 제 마음이 하나님을 향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찬양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기쁘고 소중합니다.”

매일 저녁 아들을 위해 한 시간씩 기도하는 어머니와 전혀 겉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않지만 조용히 그를 지켜보는 아버지가 있기에 그의 미래는 더욱 빛난다. 목회자의 아들이라는 것에 대해 원망도 많았지만 이제는 가장 큰 축복의 자리가 ‘목사의 자녀’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감 충북연회 김기웅 초대감독의 딸인 아내도 수많은 기도 속에서 자라났으니 그 축복의 영역이 얼마나 클지는 짐작이 간다.

이번 한국방문 기간 동안 15곳을 돌며 찬양선교사역을 펼친 ‘12사도’와 바리톤 홍기성씨. 그가 다시 한국에 올 때 하나님의 이름으로 당당히 사역하며 영광의 자리에 서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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