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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1.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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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호 목사<한시미션>


2005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12년의 학교교육 기간, 혹은 그 이상의 교육 기간을 자기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여 인내와 성실로 견뎌온 이 땅의 많은 10대들에게 그 하루는 앞으로 남은 자신의 인생길을 좌우하는 날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인생의 선배들은 그들의 인생이 그날 하루로 완전히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만큼 10대 후반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이 시기는 많은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을 풍부하게 안고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전국이 한바탕 홍역을 치러내듯 부산한 입시 기간이 지나고 나면 이 땅에는 새로운 20살 청년 세대가 생성될 것이다. 20살은 10대로부터의 해방이다. ‘고3’이라는 힘겨운 터널을 통과해 낸 당사자들에게는 참으로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갖게 되는 것은 새로이 20대에 접어든 새내기 청년들이 20대 초반의 시기를 지금까지의 천편일률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새롭게 자신을 찾아가는 자유의 시간으로 갖기보다는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일을 제약 없이 마음껏 해보는 방종의 시간으로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20대를 그처럼 흘려보내서는 안 될 이유는 먼저, 그들 각 개인에게 그 시기는 참으로 중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20대 청년기를 통해 자신의 인생 전체를 계획하며 구체적인 생업기능을 준비해감과 동시에 인생의 의미기능을 세워가야 한다.

또한 20대의 청년들은 사회 속에서도 중요한 세대이다. 시대를 역동적으로 움직여가는 주요 세력이자 개혁의 원동력이며, 동시에 사회의 소중한 유산들을 계승시켜가야 할 책임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준비를 해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교회는 역사 초기부터 청년교육에 힘써왔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근대 교육의 기반을 세운 이들은 바로 언더우드, 아펜젤러와 같은, 당시 25, 26세의 청년 선교사들이었다. 그들이 이 한반도에 당도한 후 제일 먼저 한 일이 바로 학교 세우기와 의료사업이었다. 이들이 세운 학교 중의 하나가 ‘배재학당’이다.

고종황제가 “유효한 사람을 만드는 곳”이라는 뜻의 이름도 지어주고 현판도 써 주었다. 배재학당이 세워지자 당시 33살의 서재필이 와서 교편을 잡았고, 윤치호가 서재필을 도왔다. 이렇게 모인 이들이 최초의 기독학생단체인 ‘협성회’를 설립했다. 협성회는 한국 내 최초의 자발적 기독학생단체라는 가치적 의미를 넘어 당시 한국 사회에 큰 도움이 되는 역할들을 감당하였다. 그곳을 통해 양성된 이승만 같은 청년들이 당시 항일독립운동, 농촌운동, 민주주의 사상 발전 등에 기여하는 주춧돌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던 것이다.

협성회가 이 한국 사회에 끼친 긍정적 영향의 한 예가 바로, 당시 협성회 토론에서 사용하던 구두표결 진행방식, 이를 테면 의장이 “가(可)하면 ‘예’ 하시요, 부(不)하면 ‘아니오’ 하시오.”라고 하여 가부를 묻는 방식이다.

이 의사결정방식은 오늘날까지 120여 년 동안 교회는 물론이요, 한국 내 어느 단체에서든 가부를 묻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터주는 방식, 생각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정리된 것이다.

이와 같이 120년의 한국 교회는 선교초기부터 청년들을 향하여 사회와 역사를 향한 백년대계의 교육을 꿈꾸었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아름다운 교육의 전통이 계승되기를 꿈꿔야 할 것이다. 청년교육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투자가 한국 교회 속에 확대되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청년 교육, 특히 이제 막 20대로 접어든 새로운 청년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보다 크게 인식하고, 미흡한 점의 보완점과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중에 한국 교회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부모와 스승, 그리고 교회가 그들을 향해 더욱 기대하며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할 것은 10대를 넘어 20대로 들어가는 그 시점, 그리고 20대 전체를 그들이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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