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빈곤청소년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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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중 빈곤청소년 돌아보자
  • 승인 200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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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과 부모의 실직·가출 등으로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부모가 실직하거나 사업에 실패한 뒤 가정이 어려워지면서 그 부작용이 아동학대로 나타나고 있어 교회의 관심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또 구타와 같은 신체적 학대 못지 않게 밥을 안주거나 학교에 안 보내며 아픈 아이를 치료하지 않는 방임형태의 학대비중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학대아동을 포함해 일선 시·군·구가 파악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수는 1988년 3천2백71명에서 99년 2천9백87명으로 조금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3백76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정의 빈곤이나 부모의 실직과 학대, 비행 및 가출 등의 문제 때문에 집을 겉도는 아이들로 이들의 30% 가량은 아동보호시설 등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사에 의하면 생활이 어려운 지역 어린이들은 ‘몸이 아프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11명 중 7명이 ‘내가 알아서 약을 바르거나 먹고,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고 견딘다'고 답했다고 한다. 아파도 병을 방치하는 이유에 대해 어린이들은 ‘돈이 없어 얘기해도 병원에 갈 수 없어서' ‘부모님이 힘들어 하실까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편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저소득층 어머니들은 상당수가 자녀문제로 직업선택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문제에 대해서도 교회가 지역사회 프로그램으로 적절히 대처했으면 한다. 초등학생과 취학 전 자녀들은 대부분 가족이 돌보고 있지만(65%), 혼자 방치된 경우도 1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빈곤가정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은 여기 저기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9일 거리를 헤매다가 어느 옥수수밭에서 굶주림으로 숨진 심모군 사연은 우리를 안타깝고 부끄럽게 한다. 어떻게 지금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날수 있는지 얼굴을 바로 들기조차 민망하다.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최소 6%에서 최고 20%까지로 빈민의 수는 최소 3백만 명에서 1천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소득 불평등 현상은 점차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IMF를 계기로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심군의 죽음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상 미비점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심군을 죽음으로까지 내몰게 한 보다 큰 원인은 고통받는 이웃에 대한 우리 모두의 무관심에 있다고 할 것이다.

15세의 어린 소년이 굶주림에 지쳐 거리를 헤매다 외진 곳에서 죽어갈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또다시 이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변과 이웃을 생각할 줄 아는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초중고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 지금, 한편에서는 부모의 과보호 아래 맘껏 즐기는 청소년들이 있는 반면, 그늘진 한쪽에서는 사회와 가정의 무관심 속에 끼니를 거르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방학을 통해 교회마다 어려운 가정과 그 자녀들을 위해 급식, 진료프로그램과 공부방 마련 등 그리스도의 넉넉한 사랑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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