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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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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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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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진 목사<남서울안산교회>



이지선 자매는 이화여대 4학년이던 2000년 7월 30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한 음주 운전자가 낸 6중 추돌 사고였지요.


모두 짧아진 8개 손가락


이 사고로 인해 지선 자매는 얼굴과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아름답던 얼굴은 눈, 코, 입이 모두 타 버렸고, 마치 외계인처럼 흉측하게 되었습니다. 눈썹이 완전히 없어져 무엇이든 그냥 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귓바퀴도 타 버려서 귀에 물이 그냥 흘러 들어가 버립니다.

엄지를 제외한 8개의 손가락은 모두 짧아져 버렸고, 손톱이 없어 스칠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팔과 다리의 관절이 구부러지지 않아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버겁습니다.

무엇보다도 지선 자매는 전신 화상으로 인해 온 몸의 피부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밖에 없지요. 자꾸 살이 도처에서 썩어 들어갑니다.

지선 자매는 스스로 자신이 ‘화상 1등’이라고 말합니다.

의사들조차 몇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중상 환자라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치료조차 포기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놀라운 역전의 주인공으로



사람들은 지선 자매를 보고,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제 지선 자매의 인생은 ‘종쳤다’ 생각했습니다. 지선 자매는 모두의 예측처럼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지선 자매는 놀라운 역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습니다.

지선 자매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비관하지 않습니다. 지선 자매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꿈꿉니다. 지선 자매는 화상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모습을 찾아 갑니다. 지선 자매는 우선 사고를 적극적으로 해석합니다.


화상, 우상을 태워버린 사건


자신의 얼굴에 휘발유가 부어지고 불이 붙게 된 것을 내면의 우상들을 모두 태워버리는 사건으로 받아들입니다. 또한 자신의 불행을 통해 세상에 희망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지선자매는 얼굴과 육체의 손상을 인생의 끝이 아니라 참다운 인생의 시작으로 생각합니다.

지선 자매는 자신에게 주어진 최악의 재난조차 최고의 보물로 받아들입니다. 지선자매는 현재 보스톤에서 재활심리를 공부합니다.


지선 자매를 생각하면 한 없이 부끄럽습니다. 너무 건강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지선 자매는 지난 5년 동안 무려 14번이나 수술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화상의 흔적을 도처에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성형 수술을 해야 할 곳이 너무나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꾸 칼을 대면 성형 중독이 될 수도 있기에, 가능하면 절제한다고 합니다. 지선 자매는 2년 전 자신에게 <지선아 사랑해>라고 속삭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에게 <오늘도 행복합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에게 무어라고 속삭입니까? 나는 사람들에게 무어라고 고백합니까? “햇살을 향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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