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어디로가나 - 호텔·콘도행사 어떻게 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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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어디로가나 - 호텔·콘도행사 어떻게 보아야 하나
  • 승인 200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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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 우선하는 교회, 사회구제로 전환 시급

최근 각종 단체와 교단은 시설이 불편한 기도원이나 수련관을 찾기보다는 쾌적한 환경으로 회원들간의 친밀한 교제와 부부 동반에 용이한 설악산, 제주도, 부산, 경주 등 경관이 수려한 콘도나 호텔에서 대형 행사를 치루고 있는 추세다.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시설을 이용한다는 콘도·호텔 수련회가 당초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해외에서 수백명이 참석한 대형행사는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어, 교회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고급시설 이용은 많은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교회가 돈이 많으니까 이런 시설을 이용한다”란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게 되고, 경기 불황으로 고통당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적 정황을 감안 할 때 교회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원인만 될 뿐 복음 전도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주도의 초특급 호텔에서 수련회를 개최해 물의를 빚었던 모 교단과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모 부흥단체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각각 태국 파타야와 중국에서 수양회를 가져 어려운 교회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상당수 교단들도 외국행은 아니지만 좋은 위치와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콘도나 호텔을 택해 행사를 치렀으며, 이에 편승하여 대학생 선교 단체도 콘도를 이용한 여름 수련회를 가졌다.

한때 IMF 겪으면서 스스로 해외 수련회와 고급 호텔·콘도 행사의 자제를 선언했던 각종 단체와 교단들이 앞다투어 이런 행사를 치르고 있는 것은 검소해야 할 교회의 이미지와는 정 반대되는 것으로 교회의 이미지 제고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자성의 소리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련회를 적은 비용에 비해 알찬 내용으로 행사를 치뤘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는 합동측 한 관계자는 “어차피 참석자는 중대형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이기 때문에 질 좋은 서비스 원하고 있다”며 장소 선정 이유를 솔직하게 설명했지만 이런 심정은 다른 단체의 주최측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신학자들은 “최근 교회가 경제적으로 자립하면서 사회 구제보다는 자신들간의 친목을 우선하는 풍조에 편승하여 파생되고 있는 부정적인 모습”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김명혁 목사(강변교회)도 “이런 현상은 편리한 호텔이나 콘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따른 것으로, 일반인들에게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 줄 뿐 아니라 작은 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목회자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게 된다”며 교단들이 자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봉호 교수(기독교윤리실천운동)는 “얼마 전만 해도 기도원이나 수련관에서 소박하게 수련회를 치르더니 3~4년 전부터 경치 좋은 콘도나 호텔을 이용하는 등 내용보다는 외형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교회가 세속화되고 있는 부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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