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독교 인재를 양성하자 - 안산동산고등학교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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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기독교 인재를 양성하자 - 안산동산고등학교 탐방
  • 승인 2001.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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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생 어우러진 인성교육 명문 ‘발돋움’

개교 6년을 이제 갓 넘은 안산동산고등학교는 신앙과 지식이 양립할 수 없다는 원리를 가장 뚜렷이 보여준 대표적인 학교다. 기독교 신앙의 특징은 사람이 만든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역동성이 있다는 것. 안산동산고등학교는 이같은 기독교 신앙의 원리를 학교교육에 그대로 적용, 창조적인 지식교육을 수행하는데 귀감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21세기 기독교 인재를 양성하자’라는 슬로건을 걸고 제1차로 안산동산고등학교를 탐방한 것은, 철저한 신앙교육이 만들어낸 교육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다. /편집자주

안산동산고등학교는 95년 3월 개교했다. 개교 당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단 하나, 설립자가 목사라는 것과 학교 설립 후원인이 7천여 교인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즉 교회가 고등학교를 세웠기에 시선을 집중한 것. 보통 교회가 부흥해서 거치는 단계는 ‘교회부흥-기도원 건축-교회묘지 확보-지교회 분립 개척’순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세운 안산동산교회는 교회확대 대신 학교 설립에 투자했다. 학교설립 2년 전에 동산교회 담임인 김인중 목사는 인터뷰에서 “기독교 학교를 설립하고 최고의 시설과 최고의 실력을 갖춘 교사들을 초빙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기독교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경기도는 비평준화 지역으로 중학교 3학년 학생은 모두 고입시험을 치러야 한다. 문제는 갓 설립된 동산고등학교에 대한 지역민들의 인식 정도. 물론 최하위급으로 분류돼 200점 만점에 105점 이상이면 이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다른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이 마지못해 입학하는 학교란 뜻이다. 하지만 겨우 6년만에 이 학교는 191점 이상이 아니면 입학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학교로 바뀌었다. 중학교에서 1-7등 사이 등위를 유지해야 입학하는 학교다.

우수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란 점 외에 또 하나 자랑거리는 개교이래 단 한 명도 퇴학이나 정학같은 징계를 받은 학생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통계는 경기도 지역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지난해 경기도 교육청은 교육감 명의로 ‘경기도에서 가장 명예로운 학교’로 특별지정을 받았다.

이사장 김인중 목사나 교장 유화웅 장로(구로동교회)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한 학교라는 점 때문이 아니라 바로 단 한 건의 불미스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학생들의 품행이 바르다는 사실로 자랑스럽다. 김 이사장과 유 교장은 지식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인격을 변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결론짓고 학교교육과 신앙교육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다. 이것이 동산고등학교를 명문고로 바꾼 유일의 방법이다.

개교부터 계속된 신앙교육은 학생만이 대상일 수 없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 믿음의 확신과 교사로서의 헌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동산고는 매주 금요일 70여 전 교사를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실시한다. 과정은 2년.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경건의 시간을 갖고 강의도 들어야 하고 단계마다 읽어야 할 신앙서적도 많다. 그리고 똑같은 정성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과한 교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가르치는 전도사’로 금요기도회 멤버가 된다.

금요기도회는 중보기도가 주요소. 학교측은 효과적인 중보기도 운영을 위해 교사들의 기도제목을 써놓은 소책자를 발간, 서로 중보기도 시간을 갖는다. 특히 동산고는 매주 화요일에 학부모 기도회를 열어 교사와 자녀를 위해 지속적인 기도를 하고 있다. 동시에 동산교회 교인들도 이에 가세, 정기 기도모임을 여는 등 입체기도운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50분까지 약 20분 간 경건회 모임을 갖는다. 2명의 부반장 중 한 명이 인도하는 이 경건회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확인시키고 공부를 해야하는 당위성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하는 매개역할을 한다. 자율학습을 경건회로 운영하면서도 상위학교를 유지하는 것, 그것을 세간에서는 기적이라고 부른다.

동산고는 커리큘럼이 특색이다. 4월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소풍, 하지만 동산고는 이를 현장학습으로 대치하고 교과서에서 만 봐왔던 것들을 실제로 확인하고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과정을 거친다. 1학년 때 가는 수학여행, 그것도 동산고는 문화탐방이라는 탐구학습으로 바꿨다. 오전에는 방문과 탐방으로 시간을 보내고 저녁시간대는 영성훈련으로 이루어지는 문화탐방은, 나중에 보고서를 작성해 책자로 발간된다. 후일 입학할 후배들의 학습자료로 사용될 귀중한 체험지식 모음이다.

5월 첫 주간 동산고 학생들은 학교에 오지 않는다. ‘가정문화 학습체험 기간’으로 이름 붙은 기간동안 학생들은 평소 가지 못한 곳을 방문해 다양한 체험을 기록으로 남긴다. 역시 자료로 보관하는 것은 교사 책임. 미국연수프로그램도 이같은 맥락에서 올 여름 추진할 예정이다. 유명 미국 대학과 시설들을 돌아보고 세계로 뻗어나가야할 책임과 의무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동산고등학교는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소모적인 것으로 보고 오히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자발적인 학습을 할 수 있을까 지원하고 분위기를 만드는데 투자한다. 신앙은 지식탐구가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경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제어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식을 지혜로 승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양한 지식을 하나로 통합된 것이 지혜라면, 이 속에서 기독교신앙은 지식들을 하나로 통합해 주는 촉매역할을 한다는 것이 유화웅 교장의 말이다. 인격이 바뀌고 생각과 가치관이 바뀌는데 퇴학자가 있을 수 없고 자발적인 학습이 안될 수 없다는 얘기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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