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정신으로 화합하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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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정신으로 화합하는 해..
  • 승인 200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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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일치의 모습 보여 교회 신뢰회복 노력을

새해를 맞았다. 묵은해의 먹구름이 말끔히 사라지고 정의와 사랑이 넘치는 한해가 되어 ‘건강한 교회,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특히 교회가 건강한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관용과 협력정신으로 사회화합의 기풍을 진작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건강한 교회, 건강한 사회’를 목표로 관용과 일치를 이루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요즘 세상은 나만 옳고 너는 그르다는, 편협하다 못해 증오에 찬 자기주장들이 언제부턴가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다. 반대의견은 철저히 배격하는 대립의 날을 세우고 사람들은 편을 가르고 있다. 선과 악, 좋고 싫음, 내편 네편을 미리 정해놓고 상대측의 어떤 주장이나 행동도 이해하기를 거부하는 우리사회 일부의 행태가 이젠 고형화한 것은 아닌지 염려되기도 한다. 정치를 봐도 경제를 봐도 지역을 봐도 모두가 극단적인 이기주의, 편가르기에 함몰돼 있는 것 같다.

이러고도 말처럼 ‘상생의 정치’,‘공존의 사회’가 가능할는지 의문이다. 인사와 지역경제, 개발의 문제들이 끝없는 정쟁의 도구가 되었고 감정을 부추기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일도 생겼다. 양식과 이해 대신 분노와 질시가 짙게 깔려 이익집단들의 거리는 더욱 멀어만 가고 있다. 이미 우리는 남북대화, 의약분업, 구조조정의 문제등을 통해 극단적인 대립 양상을 보아오지 않았던가. 장래를 위해 치밀하게 따져보고 판단하는 것은 뒷전이고‘이유없이, 그냥 싫으니까’ 혹은 ‘우리에게 불리하니까’식이 아니었는가 말이다.

물론 이쪽 저쪽 주장이 다 잘못됐다거나 일리가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려선 안될 것이다. 하지만 ‘내 편은 다 옳고 상대는 모두 잘못됐다’는 무조건적인 파당 논리에 휩쓸리지 말고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자는 것이다. 이제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나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경쟁상대나 싸움터의 적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가치기준을 네모난 상자로 만들고 그 틀에 들어오지 못한 것은 차별하고 배제해 온 자세를 반성해야 한다.

더 이상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사회가 온통 혼란에 휩싸이게 해서도 안될 것이다. 우리사회가 어찌되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기이익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으로 철저하게 무장한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우리사회의 단합과 안정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새해 아침에 우리가 진지하게 다짐해야 할 것은 바로 ‘너와 나’의 극단적 대립의 장벽을 허무는 일이다. 이 사회의 관용과 화합이라는 보편적 가치들을 진작시키는 일에 결연한 다짐을 하는 데서 새해를 시작하자는 말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교회는 관용과 화합을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냄으로써 그 동안 실추되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교회일치와 연합, 더 나아가 국민화합, 민족화합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관용은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고 그의 사랑 안에서 일치와 연합을 위한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우리와 같지 않은 것을 배척해온 것을 고쳐서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부디 금년 한해는 서로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을 가짐으로써 교회와 사회 그리고 민족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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