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길이 머무는 곳
상태바
우리의 눈길이 머무는 곳
  • 운영자
  • 승인 2005.09.07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병호 목사<한시미션 대표>


가을이 되었다. 지난 여름에는 시원한 바다나 녹음 짙은 산으로 우리의 시선이 머물렀다면, 이제는 오곡백과 풍성한 들녘, 설악산의 빨간 단풍으로 우리의 눈길이 가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들에게로 눈길이 자주 향하게 되는 법이다.

그렇다면 우리 하나님의 눈길은 어디를 향하고 계실까? 물론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창조하신 모든 천하 만물을 다스리고 돌보시는 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눈길은 바로 우리들, 즉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들에게로 집중되어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성경 66권 전체는 바로 그런 하나님의 마음에 관한 기록인 것이다.

온 천하보다 한 영혼이 귀하다는 예수님의 말씀 역시 바로 그런 하나님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낸 것이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그 말씀은 그 말을 전해 듣는 당시 유대인들은 물론, 오늘 우리들 또한 새겨듣고 실천해야 할 말씀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어떠한가.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성별, 가문, 지역, 빈부 등을 기준으로 계속 선을 긋는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똑같이 만들지 않으시고, 제각각 얼굴도, 생각도, 마음도 다르게 만드셨다. 또한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을 여러 가지 기준으로 분류하고 나누는 작업이 때로는 필요하기도 하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다르다는 것, 차이가 있다는 것은 서로를 더욱 존중할 수 있는 이유여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지나친 구분들이 어느 새 편견을 만들어 내고, 그 편견은 점차 강화되어서 차별을 낳고 연고주의를 만들어 가기에 이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결국 사명 없는 특권으로 귀결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연고주의의 속성은 이기심이다. 학교를 같이 나왔다는 이유, 출신 지역이 같다는 이유, 같은 혈통이라는 이유로 자기들만의 울타리를 만들고 울타리 밖의 사람들을 배척하는 이기심이 우리 사회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하나님은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시되, 성별, 가문, 지역, 빈부, 건강 여부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사랑하고 돌보시는 분이다. 심지어 그분은 “악인에게도 선인과 동일한 햇빛을 비춰주시고 비를 내려주시는 분”이시다(마 5:45).

인간 자체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 우리는 그분의 마음과 눈길을 닮아야 할 것이다. 너무 많은 선긋기로 말미암아 사람들 사이에 편견과 차별이 만들어지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선긋기의 이유가 특정 집단의 이기적 혜택 연장과 확장에만 머무른다면 더욱 그렇다.

사실 생각해 보라. 원래 특권은 사명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구약 시대 제사장이라는 특권은 하나님과 백성을 섬기는 자로서의 막중한 사명을 전제하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복음의 특권과 혜택을 가진 우리들은 시대와 역사와 민족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혜택을 받은 특권자이다. 복음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 알면 알수록 복음을 가졌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이고, 우리가 얼마나 혜택 받은 자들인지 감격하게 된다.

특히 복음의 혜택을 받은 자로서 공동체 내에서 좀 더 건강하고, 지식이 있고, 재물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더더군다나 더 큰 특권을 가진 자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특권을 가진 만큼 그에 따른 사명을 감당해야 할 책임이 추가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아름답기 위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인류가 아름답기 위해서, 우리의 관심은 아름다운 풍경이나 높은 빌딩, 정교한 예술작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을 향해야 할 것이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는 존중의 이유가 되고, 혹 남들보다 더 우월한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사명이 되어 흘러가야 할 것이다. 연약하고 힘없는 어린아이와 노인들,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받는 외국인들, 원치 않는 질고로 아픔 가운데 있는 사람들, 가난의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의 관심은 이런 사회의 약자들을 포함한 전체 인간에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사회가 아름다운 사회이고 우리 하나님께서 꿈꾸고 바라시는 사회일 것이다. 하나님의 눈길을 좇아가는 아름다운 시선을 가진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