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곳에서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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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곳에서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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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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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삼 목사<만나교회>


쉼을 가진 자만이 삶의 여유를 갖는다. 쉼을 가진 자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진 사람은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에 쉼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인가? 자신의 기대가 무너진 순간, 삶의 위기의 때에 하나님과의 의사소통이 단절되는 바로 그 순간에 쉼이 필요하다. 그 순간에 우리는 일상생활을 멈추고, 주변의 소리를 차단하고, 침묵의 시간 혹은 하나님과의 관계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상학자들이 이야기 하는 epoche(에포케)는 ‘모든 자신의 판단을 중지하고 하나님 앞에서 보는 것’이다. ‘쉼’이란, 영어로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Re+Creation’이라는 말이다. 우리말로 표현한다면 ‘숨을 고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래를 하는 악보에 보면 ‘쉼표’도 있고 ‘숨표’도 있다. 좋은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쉼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쉼의 여운은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하고, 이전까지의 작품을 반추하게 만들고, 다음 소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이 적당한 ‘쉼’이 없다면, 얼마나 고단한 삶이 될까? 어떤 신학자는 ‘창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식’이라고 말을 한다. 아니 ‘창조의 완성은 안식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쉼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사람이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삶의 리듬이 중요하다. 6일을 일하고 7일은 쉬도록 우리를 만드셨다. 우리가 그 날을 쉬어야 되는 이유를 가리켜서 ‘안식일’이라고 표현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날’로 정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쉼’은 하나님의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출애굽기 16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셨다. 흥미로운 사실은 매일 만나를 주시면서, 아침마다 만나와 메추라기를 거두어 먹도록 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면 썩어서 먹지 못하도록 하셨다. 그런데 안식일에는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지 않았다. 그리고 오직 안식일 전날에만 이틀분의 양식을 거두는 것을 허락했다. 그 이유는 매일 매일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를 깨닫고 살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의 표현이다. 
 

한번 이런 생각을 해보길 바란다. 우리는 인생의 행군을 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날 때도, 혹은 산길을 지날 때도 있을 것이다. 힘들고 지친 육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때로는 10분간의 휴식이 될 수도 있다. 잠시 쉬면서 relax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휴식이 주저앉으면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아서, 오히려 뛰어야 하는 시점인지, 아니면 스스로는 서기가 너무 힘이 들어서 “부르짖어 기도하는 쉼”이 필요한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영적으로 잠시 멈춰 서서 하나님과의 의사소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편재(偏在)하시는 분이다. ‘omni-presence’, 즉 어느 곳에나 계시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느 곳에나 계시는 하나님을 아무 곳에서 만날 수는 없다. 조용한 곳이 아니고는, 세상의 시끄러운 곳들을 떠나지 않고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삶에서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염려와 걱정으로 인하여 여러분의 삶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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