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협회 심포지엄-중국조선족 사회와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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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협회 심포지엄-중국조선족 사회와 선교
  • 승인 200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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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교회 종교정책 무지로 인한 시행착오 많아

지금 중국은 종교법의 테두리 안에서 선교라는 이름을 뺀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선교 단체나 교회들이 중국에 파송한 선교사들에 대한 비밀 보장이 전제되어야 하고 파송된 선교사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중국 종교사무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직간접 선교를 펼쳐 나가야 한다.

한국신문협회(회장:최규창 기독교신문 국장) 주최로 지난 2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제2교육관 오순절사랑훈련원에서 열린 ‘중국 조선족 사회와 선교 문제'란 제목의 세미나에서 허몽린실장(중국 조선족 자치주 종교국)은 이렇게 밝히고, 중국의 종교법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변 자치주에서 종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허실장은 “한국 교회가 중국 선교를 위해서는 먼저 중국 국민이 갖고 있는 종교에 대한 정서를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조선족도 얼굴과 몸집만 한국 사람과 같지 그들이 갖고 있는 종교성은 중국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족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허실장은 “중국 내에서의 종교 활동은 삼자 교회를 통한 정상적인 종교 활동만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의 목회자가 설교나 기타 종교 활동을 원할 경우 종교국의 사전 비준을 받아야 한다"며 “사전 심사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목회자가 중국 국가 안전과 사회 공리에 이익에 도움을 주느냐 안 주느냐에 따른다"고 말했다.

또한 허실장은 한국 교회가 중국에서의 종교 시설 건축 등을 위해 보내는 모든 헌금은 종교국의 비준을 받아야 하고 돈의 액수에 따라 비준 기관은 다르다고 밝혔다. 현재 연변 주에는 기독교 신도가 3만6천 여명이 있으며 2백 개의 종교 활동 장소가 있지만 공식 목회자는 2명뿐이다. 목회자 선발 기준은 2명의 목회자와 종교사무국의 회의를 통해 선발한다. 그러나 한국이나 기타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중국인은 원칙적으로 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허실장은 밝혔다.

이에 발표자로 나온 강승삼교수(총신대 선교대학원학장)는 한 중 수교 이후 한국교회가 중국선교를 하면서 많은 부분에 걸쳐 사역의 열매를 거두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시행착오와 문제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첫째, 한국교회는 교파주의와 교세 확장식의 선교를 한 듯 하다. 중국교회 안에도 여러 가지 신앙의 전통이 있긴 하지만 현재 중국교회에는 교파가 없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중국 선교를 하면서 자기 교단이나 교회를 이식시키거나 자기 단체의 세력을 확장하는데 주력했다. 따라서 교회를 건축하면서 자기 교회의 지교회처럼 생각하고 간섭을 하고 있다.

둘째, 선교사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 어떤 선교사들은 선교 훈련 없이 중국으로 들어 갔다. 또 어떤 선교사는 하나님의 부르심 때문에 중국에 간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목회를 실패했기 때문에 중국으로 갔다. 현지인을 잘 섬겨야 하는데 일부 사역자들은 섬기기 보다 그들 위에 군림하려고 했으며, 중국인 사역자들을 동역자로 대하지 않고 마치 자신의 고용인처럼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셋째, 중국과 중국교회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부족했다. 한국교회는 중국선교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지만 중국교회와 종교정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중국선교를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변화에 민감해야 하고, 종교 정책에 대한 이해와 중국인들의 특성을 먼저 알고 섬겨야 하는데 중국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

넷째, 성숙하지 못한 선교정신과 방법으로 선교했다. 어떤 선교사들은 한국이 중국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다는 점, 한국교회가 중국교회보다 부흥했다는 점, 한국교회는 신학적으로 중국교회보다 우수하다는 등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어 중국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방식을 주입하려고 했다. 또한 한국 선교사가 중국인들에게 직접 세례를 주고, 신학교육을 시킨 후 목사 안수를 하는 등 중국교회의 질서를 어지럽혔다.

다섯째, 협력사역과 팀 사역이 잘 되지 않았다.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사역하면서 타 교단, 타 선교단체의 선교사간에는 물론이고, 같은 교단, 단체에서조차 협력사역과 팀 사역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선교사라는 신분을 숨겨야 하는 보안상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선교사들이 협력사역과 팀 사역에 약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조선족 선교의 핵심은 중국 조선족 교회의 육성이고 중국 조선족 교회 육성 성패는 한국 선교사의 자질과 헌신에 달려 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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