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YWCA 봉천종합사회복지관 관악여성쉼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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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울YWCA 봉천종합사회복지관 관악여성쉼터를 찾아서
  • 현승미
  • 승인 2005.07.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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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여성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계발‘과 ’지속적 상담치료‘ 절실

    ▶ 지난 6월 2일 서울YWCA 봉천종합사회복지관은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자립지원을 위한 바자회`를 개최했다.


가정폭력은 우리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폭력의 당사자인 남편과 아내는 물론 가정 내에서 이를 목격하며 성장하는 자녀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주는 문제이다.


폭력으로 인해 피해여성은 죄책감, 우울증, 낮은 자존감, 그리고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이러한 감정으로 인해 에너지가 고갈되어 여러 가지 문제를 나타내게 된다. 예를 들면, 아동양육의 일관성 결여, 일상적 부모노릇의 어려움 등 가정적인 문제와 아울러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형성 등에 문제를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아내에 대한 폭력은 여성 개인의 인권침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정을 파괴하는 범죄이기도 하다. 즉 아내와 자녀뿐만 아니라 친정과 시댁식구들이 얽힌 가운데 지극히 비인간적인 가족관계가 형성되며, 폭력을 당한 여성은 심한 경우 정상적인 생활을 포기할 정도로 정신적, 육체적 무력화 심지어는 스스로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인간성을 상실하게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1998년 7월부터 가정폭력방지법이 시행돼 가정폭력의 예방 및 방지에 관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 가정폭력 피해자의 구조와 치료 및 가정폭력 행위자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여성들은 이혼소송 중에 남편에 의해 끌려가거나 자신에 대한 무기력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스스로 폭력남편이 있는 집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울YWCA봉천종합사회복지관 관악여성쉼터 시설장을 맡고 있는 백옥선간사는 “이미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여성들에게는 정부의 일시적 보호만으로는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며,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과 지속적인 상담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정폭력피해여성과 아동을 보호하는 148개의 소규모 쉼터들을 복지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정폭력으로부터의 일시보호, 숙식제공,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상담서비스, 법률서비스, 의료서비스 지원, 비슷한 경험을 갖는 여성들의 집단 활동, 직업훈련과 알선을 통한 자활 서비스 등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백옥선간사는 “쉼터에서 실시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도 일시적인 상승효과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는 드물어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거나 독립할 경우 다시 이전의 심리․정서 상태로 되돌아가서 문제를 반복해서 만들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나마도 관악여성쉼터는 비교적 시설과 프로그램이 훌륭한 편이다. 2월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여성부 주관으로 진행된 ‘여성폭력관련 시설평가 우수시설 시상식’의 가정폭력부분에서 서울시 1위, 전국 2위로 입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평가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3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140여개의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인데, 이들 관악쉼터는 이미 이들의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기금마련을 위한 바자회도 실시했다.


백 간사는 “대부분의 피해여성들은 쉼터 근처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는데, 법정 소송이 끝난 이후에도 남편들이 찾아와 횡포를 부리는 경우도 많다”며, “ 때문에 4대 보험혜택조차 받을 수 없는 식당 보조나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YWCA봉천종합사회복지관은 비드공예나 주말농장 등 공동작업장 활동을 통해 직업훈련을 시키고 같은 입장에 있는 여성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백옥선간사는 “무엇보다도 바자회를 통해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고 공동작업장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려 하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내비쳤다.


또한 “여성능력개발센터 등에서 배운 기능을 십분 발휘해 도시락 가방이나 파자마 만드는 실력이 뛰어나다”며, 지 교회나 단체들의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힘들게 폭력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스스로 자립해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사회는 물론 우리 기독인들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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