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옷이 되어주신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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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옷이 되어주신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 승인 200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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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한 상태로 늘 죽음만을 생각하며 살던 제가 옷으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역을 감당하게 될지 상상이나 했겠어요?”

김은지권사(활빈교회)는 ‘잘 나가던’ 디자이너였다. 이미 먹고살기에 바빴던 1960년대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패션쇼를 열어 주목을 받았으며 계속해서 어린이 의상 패션쇼, 집에서 입지 않는 한복을 개량해 엄마와 딸이 함께 입고 나오는 패션쇼를 기획하는 등 늘 앞서 가는 시도로 패션계를 이끌었었다. 세상을 호령할만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고 있는 듯한 나날이었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달리던 김은지권사에게 언제부터인가 왠지 모를 공허함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타성에 젖었나 싶어 더욱 정성껏 패션쇼에 매진해 보았지만 허전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거기에 남편과의 불화가 이혼으로 이어지자 김은지권사는 삶을 포기하게 되었다. 흥청망청 되는대로 돈쓰며 살다보니 자신의 분신이었던 의상실마저 파산으로 치닫고 말았다. 그후로 집착하듯 패션쇼에 매달린 것도 적어도 그때까지는 살아갈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딛고 있던 모든 안정감이 무너지고 나니 죽음을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자살을 시도하기 10여 차례. 막상 죽음을 맞이하려고 하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살아갈 맘도 없었지만 죽는 것도 한없이 두렵게 느껴졌다. 김은지권사는 찢어질 듯한 가슴을 부여잡고 흐느끼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중에 왜 저와 전혀 상관없던 친구 오빠가 떠올랐는지 모르겠어요.”

김은지권사는 친구 오빠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한 여자가 이렇게 살다가 죽으러 간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 사람은 김진홍목사(두레마을)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해낸 홍은표전도사였다. “않죽겠구만” 김은지권사의 하소연을 들은 홍은표전도사가 내뱉은 첫마디였다. 홍전도사는 김은지권사를 한 모임으로 초대했고 김은지권사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님이 상처를 어루만지시도록 자신을 내어 드리며 새로운 삶을 살던 중 김은지권사는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비전을 받게 되었다. 1984년 결혼 예복 패션쇼가 끝난 뒤였다. 아무도 없는 무대 위에 홀로 앉아있었는데 어디선가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서 속 ‘옷’에 관련된 말씀을 보라”

김은지권사는 몇년간 성경에서 ‘옷’자만 찾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어떤 옷을 입었을까’, ‘아브라함이 모리아산으로 올라갈 때 어떤 옷을 입었을까’ 영화를 보듯 상상하며 성경을 읽어내려갔다. ‘옷’을 찾다 보니 성경은 옷에 관한 책이었다. 그안에는 사건이 있었고 사건 속에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김은지권사는 바로 하나님의 흔적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성경은 볼수록 놀라웠다. 아담과 하와가 죄로 더러워진 모습을 감추기 위해 무화과로 만든 옷을 입는 광경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몸을 ‘입으신’ 예수님이 자신에게 찾아와 죄의 모습을 ‘벗으라’고 말씀하고 계셨다.

김은지권사의 패션쇼는 자기의 창작물을 보여주는 것에서 하나님의 흔적을 나누는 사역으로 바뀌었다. 1994년 계시록을 바탕으로 한 ‘하늘옷’ 공연은 그녀에게 거룩한 옷을 입히시는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계시록이 사랑의 메시지인 것을 확신하게 된 김은지권사는 계시록과 관련된 3백여벌의 의상을 만들어 그 의미를 설명하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며 그 말씀을 붙잡는 자에게 복을 주신다는 사실을 좌석을 가득 매운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또한 화려하게 수놓은 제사장옷을 연구하며 “우리가 왕같은 제사장” 인데 이 세상을 살며 마땅히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묵상하게 되었다. 결론은 예배가운데 임재하시는 성령을 입는 것이었다. 온전히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예배하고 싶었던 김은지권사의 소망은 1998년 고증을 거친 실제 크기의 ‘성막’으로 재현되기도 했다.

김은지권사는 이제 ‘아름다운 신부’가 되어 다시 오실 예수님을 맞기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11월 전시회 “그리스도의 세계 - 그 흔적을 찾아”와 뮤지컬 “이 옷입고 신부되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유대의 신부복을 통해 하나님께서 왜 인간을 신부로 삼으셨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우리를 순결하게 만드시고 신랑이 신부를 사랑하듯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표현이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은 그분의 증인입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몸과 살을 찢어 저의 옷이 되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김은지권사는 예수님께 보배로운 옷을 지어 드리고 싶은 바램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옷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명을 겸손히 감당하고 있다.

구자천기자(jcko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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