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준비, 15시간을 투자해도 만족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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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준비, 15시간을 투자해도 만족 못한다.
  • 승인 200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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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한 편의 설교를 위해 1주일 평균 5시간 이상을 설교준비에 투자하면서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며 시간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 5월25일부터 6월21일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남여 교역자와 신학대학원생 3백6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 이같은 결론을 발표했다.

설문 결과 목회자들은 1주일 평균 ‘3회 이상’(67%, 2백45명) 설교하고 10회 이상 설교를 한다는 응답도 58%를 차지했다. 사역별로는 전임(72%)보다는 파트사역자(92%, 1백73명)의 설교 횟수가 많았다.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절반 정도가 5시간 이상을 투자하며, 14%는 20시간 이상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사역별로는 담임 교역자가 월등히 앞섰는데 44%가 50시간 이상, 전임 사역자의 47%가 15시간, 파트 사역자는 51%가 15시간 이상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5시간 이상을 준비한다는 응답자 중 29%인 1백7명은 설교 준비 시간이 모자란다고 응답했으며, 전체 응답자 중 81%가 시간확보에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고, 이 중에서도 30%는 ‘매우 부족하다’고 대답해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호소했다.

설교준비 시간의 확보에 곤란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서는 75%인 2백87명이 대답을 회피,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목회자의 대외적 활동이 증가되면서 교회 행정 업무나 심방, 그리고 설교준비를 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응답자들은 15%(51명)가 ‘행정’, 8%(29명)가 ‘심방’이라고 대답, 교회 규모가 커지면서 행정적인 업무와 심방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교자들은 ‘주석’(51%, 1백86명), ‘성경사전’(17%, 64명), ‘원어사전’ 등을 참고하며, 72%인 2백64명이 ‘참고 한다’, 18%(66명)는 ‘자주 많이’, 17%(62명)는 ‘보다 적극적으로 모델이 될만한 설교자를 지속적으로 참고한다’고 응답했다. 나이별로는 20대와 50대가 타 설교자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반면 3~40대 목회자들의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설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설교자는 누구일까? 곽선희(소망교회)·옥한흠(사랑의교회)·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사역별로는 곽선희·이동원 목사가, 나이별로는 20대와 40대는 곽선희, 30대는 옥한흠, 50대는 한경직 목사로 나타났고, 교회 규모별로는 3백 명 이하의 교회가 곽선희·옥한흠, 5백 명·1천 명 이하가 이동원, 1천 명 이상의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곽선희 목사의 설교를 참고한다고 응답해 이른바 성공한 목회자의 지적인 설교를 참고로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설교자들은 ‘본문 주해’(40%)와 ‘적용’(32%) 등을 이유로 타인의 설교를 참고하는데 56%가 ‘필요한 부분만’을, 12%가 ‘타인의 설교에 살을 입히는 형식’으로 참조한다고 응답한 반면 5명은 ‘타인의 설교를 그대로 읽는다’고 응답해 충격을 주었다. 그대로 읽는다는 응답은 파트 사역자와 3~40대였으며, 담임 사역자의 14%, 전임 사역자의 13%, 파트 사역자의 10%가 타인의 설교에 자신이 살을 입힌다고 응답했다. 나이별로는 50대(25%)가 20대(6%)에 비해 4배 이상이 타인의 설교를 참조하는 비율이 높아 ‘나이가 많은 담임 사역자’들이 타인의 설교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설교를 그대로 베끼거나 인용하는 문제는 22%(83명)가 하나님 앞에 부끄럽다고 생각하거나 목회자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22%, 84명) 응답한 반면 과반수 이상이 이 일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거나(22%, 82명) 확답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상의 결과를 볼 때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은 설교를 준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 이유로는 교회행정과 심방 등의 각종 업무가 주요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설교 횟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시급히 풀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윤실은 담임 사역자에게 설교권이 과도하게 편중돼 있음을 지적하는데 이를 과감히 나눌 수 있는 결단이 있어야 하며 교회 행정이 비 교역자 그룹으로 서서히 이양 내지는 분권돼야 한다고 말한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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